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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감상들/도서

로버트 A. 하인라인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표지
 

로버트 A. 하인라인의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

 

 

백만 년 만의 책 리뷰.

작년 겨울부터 몸이 급격히 안 좋아지면서 무사히 마칠 줄 알았던 100권 읽기를 93권으로 마무리했다.

그리고 올해 들어서는 총... 9권 읽었다. 😑

 

몸이 급격히 안좋아지면서 책을 뒤로했었는데, 몸이 좋아지고 다시 책을 읽으려니 영 시작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재미있는 SF장르를 읽고 싶어서 찾다가 추천받은 책이 바로 로버트 A. 하인라인의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이다. 

 

제목이 아주 근사하다. 제목만으로도 내용이 궁금해졌지만 책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보지 않고 그냥 읽기 시작했다.

....... 그래서 이 책이 이렇게나 두꺼울 줄 몰랐다.

하지만 재미있어서 페이지는 술술 넘어간다. 처음부터는 아니고 중반을 넘어서부터?

 

이 책은 2075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시기에 지구의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해서 식량난에 시달리고, 그 식량을 달에게서 얻는다.

 

달은 지구의 식민지이자 유배지였다.

지구의 죄수들은 유배지인 달로 쫓겨나고, 지구에서 보낸 총독의 관리하에 광물과 식량을 생산하여 지구로 보낸다.

그리고 식민지답게 지구로부터 얻는 것은 없다. 오히려 자신들의 것인 물과 전기를 사용하면서 지구에 사용료는 내는 상황.

이렇다 보니 경제적 종속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달 세계인들의 달 해방 운동이 시작된다.

 

재밌는 건 이 해방운동의 중심에 달 세계의 중앙 컴퓨터인 '마이크'가 있다는 점이다.

마이크는 재밌게도 유머에 집착하는 인공지능 컴퓨터인데 본인은 유머랍시고 각종 행정처리에 한 번씩 웃기지 않은 황당한 장난을 친다.

주인공인 마누엘은 마이크의 장난을 수습하는 기술자이며, 마이크는 유일하게 마누엘과만 '말로써' 대화를 한다. 이유는 다른 사람들은 '멍청이'라서.

 

 

 

어느 날 호기심에 정부를 비판하는 비밀집회에 참여했던 것을 계기로 마누엘은 무정부주의자인 라파즈 교수, 매력적인 여인 와이오밍 낫과 함께 달 해방 운동의 중심에 서게 된다. 달 해방운동이 재밌는 게임인 듯 생각하는 마이크도 함께하며 달 세계 해방운동을 전두지휘한다.

 

60년쯤 전에, 인간이 달에 첫발을 딛기도 전에 쓰인 책이라 더 작가의 상상력이 대단하고 재미있다.

유머에 집착하는 인공지능 컴퓨터와 우주왕복선은 있지만 이동전화는 없다. 마이크와 대화를 하려면 전화로, 그것도 집전화와 공중전화만 가능하다. 검은 전화선을 길게 늘어뜨리면서 길이에 구애를 받는 장면도 나온다.

 

상상력의 한계라 비평할 수도 있지만 난 이런 상상력의 한계로 첨단과 아날로그스러움이 공존하는 점 때문에 더 재미있었다.

또 달에는 여성이 귀해서 일처다부제나 가계형 결혼을 발상해낸 점도.

 

로버트 A. 하인라인의 책은 처음인데 같은 SF 장르지만 아서 C. 클라크의 책과는 정말 다르다.

SF에 대한 진입장벽을 확 낮춰줄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SF를 읽어보고는 싶은데 잘 안 읽혔다면 두껍더라도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아, 셜록에 대해서 잘 안다면 반가운 인용들이 많아서 더 재미있을 것이다.

 

 

리디북스 페이퍼 프로로 보는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불끄고 침대에서 읽은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리페프 표지

“친애하는 와이오밍, 혁명은 대중을 동지로 만든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이 아닙니다. 혁명은 극히 소수의 유능한 사람들만이 실행할 수 있는 과학입니다. 성공 여부는 올바른 조직이 있는가, 무엇보다 제대로 된 의사 소통이 가능한가에 달려 있습니다. 그런 다음에는 역사적으로 적절한 순간에 실행하는 겁니다.”
“아, ‘탄스타플’! 그건 ‘공짜 점심 같은 것은 없다.’라는 뜻입니다. 당신이 손에 넣는 것은 어떤 방식으로든 모두 값을 치르게 되지요. 지구에서 쓰는 ‘공기처럼 공짜’라는 표현은 사실이 아닙니다. 매번 숨을 쉴 때마다 가격을 지불하고 있는 겁니다.”

 

맨. 나의 가장 오래되고 가장 좋은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