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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감상들/도서

예스24 북클럽으로 읽은 유시민의 『역사의 역사』

 

리디 셀렉트를 끊으려다가 가지고 있는 책 중에 안 읽은 책이 너무 많아서 일단 이 책들부터 다 읽자는 생각으로 참았습니다만, 북클럽 두 달 무료쿠폰이 생기니 참을 수 없어 예스24 북클럽을 신청했습니다.

(지마켓 스마일클럽 회원에게 무료로 주고 있답니다)

 

첫달 무료+두 달 무료니 총 세 달을 무료로 사용하게 됐는데 처음으로 읽은 책은 유시민의 『역사의 역사』입니다.

 

 

예스24 북클럽 화면
YES24 북클럽에서 보는 『역사의 역사』

 

 

저는 역사책을 좋아합니다.

고등학생 때 다른 과목을 죽을 써도 국사 과목만큼은 반에서 1등을 할 만큼 좋아했고 이 관심이 여전히 유효한지 역사 관련 책들이 참 재밌습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재밌게 본 책이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인데 『역사의 역사』에서도 언급되는 책이랍니다.

 

아무튼, 전 역사책을 좋아하기에 유시민의 『역사의 역사』를 예스24 북클럽에서 첫 번째로 읽을 책으로 선택했고 읽어나갔습니다만 읽다 보니 어라, 제가 생각한 것과는 전혀 다른 책이었습니다.

 

『역사의 역사』는 그런 역사서와 그 책을 집필한 역사가들 그리고 그들이 살았던 시대와 서술한 역사적 사건에 대한 이야기다.

 

그렇습니다. 전 서사적인 이야기가 가득한 역사책을 생각했는데 이 책은 역사서와 그 책을 집필한 역사가들에 대한 유시민씨의 생각을 적은 책이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다루는 역사가와 역사서에 대한 정보가 있는 사람에겐 꽤나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책일지도 모릅니다만, 저처럼 다루는 역사서에 대하 ㄴ기본 지식이 없는 사람에게는 꽤 지루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밤에 침대에서 읽어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핑계를 대면서 말하지만 군데 군데 졸면서 읽었답니다 ^^;

 

그래도 읽을만하고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습니다.

유시민씨의 말대로 가이드 여행이라고나 할까요? 자유여행처럼 하나하나 내가 직접 경험하고 뜯어보진 못하지만 가이드를 따라 일목요연한 설명을 들으며 다음 장소로 이동하길 반복하다 끝나는 그런 역사여행 말입니다.

그렇다 보니 살짝살짝 많은 역사서들의 내용을 힐끔이나마 볼 수 있고, 그 역사서를 쓴 역사가들의 배경도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장점이 바로 가이드 여행의 장점입니다.

 

예를 들어 처음에는 서구 역사의 창시자, 헤로도토스의 『역사』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 대해 다룹니다.

헤로도토스가 다루는 마라톤 평원 전투에 대해서도 하나도 모르고, 투키디데스가 다루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 대해서도 하나도 모르지만 중간중간 소개되는 책의 내용과 그들의 배경이 소개되기에 역사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배경지식이 없더라도 즐길 수 있습니다.

 

2장에서 등장하는 사마천의 『사기』는 다행히 읽어보진 않았지만 기본 지식이 있어서 좀 더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예전에 국사 선생님이 사마천의 『사기』를 꼭 읽어보라고 권하면서 사마천이 『사기』<를 쓴 배경을 알려줬었거든요. 한마디로 유시민씨의 말대로 사마천의 우아한 복수극입니다.

 

하지만 정작 『사기』를 읽어보려고 하니 종류가 너무 많아 뭘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몰랐습니다만 거기에 대한 내용을 유시민 씨가 정리를 해주더군요. (나중에 제가 참고하기 위해서 적어둡니다)

 

 

  • 『본기』는 『사기』의 몸통으로 황제 또는 황제에 준하는 권력을 행사한 인물의 행적과 업적을 서술
  • 『표』는 『사기』에 나오는 모든 중요한 역사적 사실을 연대순으로 배열한 사실의 기록 그 자체
  • 『서』는 사회사, 제도사, 문화사를 융합해 르포르타주, 보고서, 학술 논문을 뒤섞은 형식으로 서술했으며 고대 중국 문화와 제도의 특징과 변화를 보여줌
  • 『세가』는 춘추전국시대의 왕과 제후를 비롯해 황제가 되지는 못했으나 세상의 변화에 뚜렷한 흔적을 남긴 권세가들을 다룸
  • 『열전』은 인물평전으로 역사서라기보다는 전기문학 작품에 가까움, 제가백가 지식인에서 기업인, 정치인, 무장 강도, 자객, 광대까지 자기만의 개성과 색깔을 분명하게 보여준 개인의 생애를 서술함

아무래도 재미는 『본기』와 『』열전이 가장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역사의 역사』에 소개된 내용만 봐도 그렇구요.

이렇게 오래된 고전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사기』가 읽히는 이유에 대해서 유시민 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사마천은 사실을 기록하는 일에 엄청난 열정을 쏟았지만 그것을 역사 서술의 유일한 목적으로 삼지는 않았으며 인간 본성의 빛과 그늘, 삶의 의미, 군주의 덕성, 권력의 광휘와 비루함, 반복되는 사건의 패턴을 포착해 드러내려고 노력했다.
그랬기 때문에 사회와 인간을 연구하는 인문학자들, 지나간 역사를 보면서 삶의 보편적 의미를 사유하는 평범한 역사 애호가들, 인간관계를 관리하는 방법과 조직을 이끄는 리더십에 관심을 가진 기업인과 정치인들은 21세기에도 여전히 『사기』를 읽는다.

 

역사의 역사 표지가 띄워진 페이퍼 프로 사진
침대에 누워서 리디북스 페이퍼 프로로 읽은 유시민의 『역사의 역사』

 

제3장의 이븐 할둔과 『무깟디마』에 대한 내용은 많이 졸았습니다.

 

제4장은 누구나 들어보셨을 랑케입니다. 사실 그대로의 역사를 추구하는 랑케, 국사의 첫 페이지에서 늘 배우던 바로 그 랑케입니다.

랑케는 역사가의 운명을 타고났다 싶을 정도인데 서사적인 이야기보다는 정말 사실 그대로의 역사만 기록하다 보니 얼마나 재미없는 역사서를 많이도 썼는지 알 수 있었달까요.. 그렇다 보니 랑케의 역사서는 대중의 사랑을 받지 못한 채 도서관 깊숙한 곳에 묻혀있게 됐답니다.

 

 

5장의 마르크스와 6장의 우리나라 역사서는 역사 종말론과 우리나라 역사서, 그 당시의 집필 배경을 알 수 있었기에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약간 씁쓸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7, 8장은 졸음의 연속이었고 솔직히 이만 접을까... 도 생각했으나 9장에서 『사피엔스』와 『총, 균, 쇠』의 등장으로 끝까지 읽을 수 있었습니다.

<『사피엔스』는 제가 정말 재밌게 봤고 좋아하는 책입니다. 그래서 『호모 데우스』도 즐거울 거란 기대로 펼쳤다가 도중에 접었지만... ;; 역시 역사서가 저는 재밌나 봅니다. 

또한 『총, 균, 쇠』의 두꺼운 양에 쉽게 손이 가지 않았는데 이 책이 어떤 내용인지 『역사의 역사』에서 알게 되니 당장 읽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합니다. 하지만 책은 너무나 비싸고...

 

 

2500년에 걸쳐 흘러온 역사의 역사가 보여주는 몇 가지 뚜렷한 변화에 대해 유시민 씨는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첫째, 역사가들은 점점 더 많은 사실과 정보를 더 정확하고 더 수월하게 획득하고 전파할 수 있게 되었다.

둘째, 과학이 발전한 덕분에 역사가들은 우리 자신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더 정확하게 알게 되었다.

셋째, 인간 공동체의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졌으며 인간이 귀속감을 느끼는 집단의 크기와 역사 서술의 단위도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확장되었다.

넷째, 인간 공동체는 점차 평등하고 자유로운 사회로 진화했으며 역사가들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을 역사의 무대에 불러내고 더 다양한 이야기를 쓰게 되었다.

 

헤로도토스부터 유발 하라리의 역사서를 비교해보면 이와 같은 모든 '발전' 양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뒤로 갈수록 발전했지만 그렇다고 최근의 역사서들이 더 훌륭한 역사서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모두 훌륭한 역사서지만 서로 다를 뿐이죠.

 

이렇게 헤로도토스부터 유발 하라리까지의 역사서 가이드 여행을 마쳤습니다.

중간중간 집중이 안되고 졸기도 했지만 읽어봐야 할 책의 리스트에 역사서 몇 개가 올랐고 역사가들의 배경지식이 조금은 늘은 것 같습니다.

 

 

 

 


 

📖 짧게 사용해본 예스24 북클럽의 장단점

 

예스24 북클럽을 쓴 감상을 길데 따로 포스팅할까 하다가, 아직은 사용기간이 짧아서 이 책을 이용하면서 느낀 점만 간단히 장단점으로 써보려고 합니다. 

 

⭕장점

  • 저렴하다. 1달 무료에 지마켓 스마일클럽 이용자에게는 2달 무료 쿠폰이 주어진다.
  예스24 북클럽 리디 셀렉트 밀리의 서재
이용가격 (최저가 기준) 월 5,500원 월 6,500원 월 9,900원

 이게 장점의 전부다.

 

 

 

❌단점

 

  • 인터페이스가 불편하다.

    내가 선택한 북클럽으로 들어가도 현재 읽는 책은 일일이 페이지를 뒤져 찾아야 한다.
    홈페이지뿐 아니라 리더기의 어플에서도 마찬가지다. 
    유시민의 『역사의 역사』를 읽는 동안 들어갈 때마다 페이지를 넘겨 찾아서 읽어야 했다.


  • 하이라이트 동기화

    사실 이건 북클럽의 단점이라기보다는 크레마 진영의 단점인데 북클럽에서도 적용이 된다.
    EBOOK을 사용하는 큰 장점 중의 하나는 마음대로 줄을 긋거나 메모를 하고 책갈피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책에서 하기에는 손이 덜덜 떨리므로...

    내가 표시한 하이라이트들을 한 곳에서 모아 보는 기능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걸 구현한 곳이 바로 리디북스의 '독서노트'다. 

    리디북스 책에서 줄 긋고 메모한 모든 것이 홈페이지 독서노트에 동기화되어 도서별로, 혹은 타임라인 별로 한꺼번에 모아서 볼 수가 있다.

모든 하이라이트가 동기화되는 리디북스의 '독서노트'




하지만 크레마 진영의 예스24는 줄을 긋고 나면 공유 버튼을 누르고 에버노트나 트위터 등 SNS를 선택해서 다시금 공유해야 한다.
나는 에버노트에 선택해서 공유를 해봤는데 한 줄 한 줄마다 새로운 노트로 하이라이트를 한 문장이 등록되어 있었다.
이 노트들을 한꺼번에 합치고 책 이름을 적어주니 정리된 느낌이 들긴 하지만 매번 문장마다 [공유 → 에버노트 → 보내기] 과정을 하는 것이 너무나 귀찮았다.



에버노트에 공유한 예스24 북클럽의 하이라이트



생각보다 하이라이트를 많이 하게 돼서 중간에 리디북스에서 역사의 역사책을 사고 옮겨갈까를 고민할 정도였으니... 나처럼 하이라이트 모아 보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에겐 많이 불편할 수 있겠다.

 

 


여기까지가 간단하게 정리해본 예스24 북클럽의 장단점입니다.

짧은 시간을 이용했다는 점 참고해주시고요, 좀 더 길게 이용해 본 다음에 본격적인 소개 포스팅을 남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