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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이야기/일상적인 이야기

리디페이퍼 3세대, 교환 2번 받은 후기

 

리디페이퍼 3세대
리디페이퍼 3세대

 

작년 12/9에 출시된 리디페이퍼 3세대를 판매 첫날에 바로 구입했으나....

2번의 교환 끝에 2020/1/4 에서야 양품의 리디페이퍼를 가질 수 있었다 ㅠㅠ

 

어찌 된 일이냐 하면...

 

 

 

출시 첫날 구입한 리디페이퍼에 빛나는 화이트 픽셀이 3개가 보여 교환 신청을 했다.

 

리디측에서는 CJ택배로 착불로 보내라고 했고, CJ택배 어플로 수거요청을 하니 이틀 뒤에나 가능한 상황.

설상가상으로 택배기사 아저씨는 3일이 지나서야 수거하러 왔고 그제야 택배를 보낼 수 있었다.

 

 

얼마 뒤, 리디북스에서 전화가 왔는데 다행히도 불량이 맞아서 교환을 해준다고 한다.

이때 2가지 옵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1. 미개봉 새제품
2. 새 제품을 개봉 후, AS센터에서 불량 검수한 제품

 

난 양품을 받고 싶은 마음에 2번을 선택했고, 그날 바로 출고 문자를 받았다.

 

 

 

다음날 검수된 새 리디페이퍼를 수령했다.

기쁜 마음으로 잘 준비를 한 다음, 리디페이퍼를 들고 침대에 누워 독서를 시작했는데... 어??

 

 

마지막 문장을 읽는데 글자 아래에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화이트 픽셀들이 눈에 띈다.

 

 

화이트픽셀
빛나는 점들이 많이 보인다

 

 

하나도 둘도 셋도 아닌 개수가 너무 많다!!

저 사진 속에 있는 것만 해도 여섯일곱 개가 넘고 반대쪽에도 빛나는 화이트 픽셀이 여러 개 있었다.

 

독서할 때 안 보이면 상관이 없지만 빛나는 화이트 픽셀은 밤에 프론트라이트를 켜고 독서를 할 때 시선을 끌어 독서를 방해한다.

구시렁대는 걸 들은 아빠가 그냥 쓰라고 하시길래, "아빠는 TV에 항상 하얗게 빛나는 점들이 여러 개 있으면 그냥 볼 거야?"라고 물어보니 바로 이해하셨다.

 

 

 

 

 

미개봉 새 제품을 뜯어서 랜덤으로 걸린 것도 아니고, AS센터에서 검수해서 보낸 제품이 이렇다니 너무 실망스러웠다.

 

덧붙여서 퀵버튼을 누르면 눌리는 느낌도 없고 프론트라이트마저 얼룩덜룩했다.

독서 중에 자꾸 먼지가 껴서 확인해보니 배젤 부분에 유격이 있었다. 

종이를 한번 넣어보니 왼쪽과 하단은 들어가지 않고, 상단과 오른쪽은 종이가 2장씩 들어간다. 그래서 이쪽에 먼지가 끼는 것이었다.

 

 

 

얼룩덜룩한 프론트라이트
얼룩덜룩한 프론트라이트

 

 

이 정도면 먼저 교환 보냈던 제품이 훨씬 양품이다.

 

프론트라이트는 불량 기준이 없다. 따라서 얼룩덜룩해도 교환받을 수 없다.

버튼 누르는 느낌도 작동만 되면 정상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빛나는 화이트 픽셀은 크기에 상관없이 3개 이상이면 교환대상이다.

 

그래서 이번에도 다시 교환 신청을 했다.

화이트 픽셀이 3개 일 때 불량으로 교환받았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당연히 교환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교환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면서도 혹시나 안되면 어쩌지 하고 조마조마했다.

난 이런 수준의 기기를 받으려고 20만 원을 결제한 것이 아닌데... ㅠㅠ

 

 

 

일단 리디에 1:1 문의로 사진을 찍어 보낸 다음에 고객센터로 전화를 했다.

상담원은 1:1 문의에 넣은 사진을 보더니 대뜸 이렇게 말을 한다.

"사진이라 정확히 파악하긴 힘들지만 텍스트 크기를 감안해볼 때 불량화소의 크기가 작아서 교환이 어렵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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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언급했다시피 빛나는 화이트 픽셀은 크기에 상관없이 3개 이상이면 불량으로 교환대상이다.

그리고 텍스트 크기는 리더기 내에서 조절이 가능한데 텍스트로 감안을 한다고?

 

 

상담원에게 AS 규정을 읊어줬다. 빛나는 점은 3개 이상이면 크기 상관없이 교환대상 아니냐고?!

그러니까 맞다면서 보내보라고 한다.

"아 제가 잘못 알았네요~" 혹은 "제가 실수했네요~" 같은 말 같은 건 없다.

 

 

옥신각신하며 상담원과 기분 나쁘게 통화를 끊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너무 괘씸하단 생각이 들었다.

불량의 판단은 자기들이 한다고 해도 고객 눈이 삐구도 아니고... 

검수해서 보냈다는 제품이 이전 제품보다 불량화소가 더 많다고 하면 일단은 죄송하다고 하는 게 맞는 것 아닌가?

 

 

 

예전에도 비슷한 일을 겪었지만 그땐 리디북스의 대처가 달랐다.

 

페이퍼 1세대 때, 교환을 한번 받았고 검수받은 제품이 다시 불량이라 생각돼서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을 때, 그때 상담원은 "아 그러세요?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다시 한번 검수한 새 제품으로 맞교환을 해줬다.

 

두 번의 교환이라 짜증 났던 마음이 다 풀리고 오히려 리디북스에 충성하게 되는 계기가 됐기도 하다.

이후로 리디에서만 1600권 정도 구입했으니.

 

그런데 그 후로 무슨 일이 있었길래 리디북스 고객센터 대응이 이리도 야박해진 걸까?

 

 

 

 

 

이번에 상담원과 통화를 하면서 느낀 것은 절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한다는 말이나 비슷한 단어조차도 입 밖으로 내뱉지 않고 말을 빙빙 돌리면서 하는 것 같았다. 모든 대화가 녹취돼서 그런가...

잘못을 인정한다 = 교환한다, 즉 기업의 손해라 생각해서 최대한 사과를 하지 말라는 매뉴얼을 숙지했나 싶을 정도였다.

 

 

전화를 끊고 몇 분 생각하다가 다시 리디에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상담원에게 2번째 교환을 받고도 불량이면 환불이 가능한지 물었다. 가능하다고 한다.

 

처음으로 주력 서점을 바꾸고 싶어 졌다.

리디에서 구입했던 책들과 캐시를 전부다 다른 서점으로 옮겨가고 싶었다.

 

그런데 그렇다고 크레마 진영의 리더기 AS가 좋은 것도 아니고, 예스나 알라딘의 고객센터가 친절한 것도 아니고.

구글은 세일을 전혀 안 해서 책이 비싸고... 딱히 갈 곳이 없잖아 ㅠㅠ 

게다가 리디 셀렉트는 2023년 여름까지 짱짱하게 충전된 상태고....

아마존 킨들 서비스가 들어오길 빌어야 하나?? 

 

 

 

아무튼, 다시 택배를 보내려고 CJ택배 어플로 택배 수거 예약을 하니 젠장, 또 이틀 뒤에나 가능했다.

그렇게 나의 2019년은 흘러가고... 12월 30일, 리디 측에 택배가 도착했다는 알림을 받았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12/9 출시 첫날에 구입을 했다.

 

 

그렇게 새해가 밝았고 수시로 폰을 확인하며 리디 전화를 기다리던 중, 독서 카페에서 어떤 글을 발견했다.

리디북스 고객센터의 전화를 받았다는 내용이었는데 그분은 나보다 택배를 늦게 보낸 분이었다.

 

왠지 나는 누락된 것 같고요.......

 

그래서 다시 직접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자기들이 바빠서 전화가 늦어졌다고 말하는데 내 귀엔 빠뜨렸다는 말로 들렸다.

 

그리고 중요한 기기 검수 결과, 내 건 정상이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열받는 얼굴

 

 

 

프론트 라이트가 어쩌고 버튼이 어쩌고 유격이 어쩌고 하길래, 그거 다 필요 없고 빛나는 화이트 픽셀 때문에 교환 신청한 거라고 열심히 주장을 하니 다행히도 재검수를 해서 그날 안으로 다시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물론 그날 연락은 없었습니다... ^^

 

 

그리고 다음날 오전에 리디 고객센터에서 전화가 왔다.

역시나 어제 전화 못줘서 미안하다는 말은 없었다. 이쯤 되면 상담원들 사과하면 감봉이라도 당하는지 궁금해진다.

 

 

상담원은 "원래는 교환 안되지만 특별히 해주겠다"라고 했다.

원래 안 되는 걸 해준다고 하면 "어머,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먼저 나오겠지만 이 상황은 왜 이렇게 씁쓸한 거지?

 

검수한 결과, 내가 주장하는 화이트 픽셀은 독서할 때의 각도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고 리더기를 90도에 가깝게 내려다봐야 보이는 수준이기 때문에 교환 대상이 아니라는 말이었다.

 

이게 말이냐 빵구냐...

그럼 내가 독서는 안 하고 리더기 흠을 찾아 90도로 내려다보며 불량화소를 찾기라도 했다는 건가?

 

 

 

"나는 자연스럽게 독서하다가 발견했다." 

"리디북스 측의 리더기인 페이퍼와 페이퍼 프로를 각각 2대씩 4대를 구입해서 쓰지만 다른 리더기에는 저런 증상이 전혀 없다."

"그럼 불량이라고 주장하는 내 말에도 설득력이 있는 것 아니냐?"

 

 

...라고 말했지만 상담원에게 내 말은 지나가는 바람과 같은지 각도를 심하게 틀어야만 보일까 말까 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어쨌든 결론은 "원래는 안되지만 교환해주겠다"는 것.

대신 교환받은 제품도 같은 증상일 경우에는 불량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조건이 붙었다.

 

새 리더기는 검수해서 최대한 비슷한 증상이 없는 걸로 보내주겠다고 친절하게 말했지만, 난 그냥 미개봉 새 제품을 보내달라고 했다.

검수받은 제품이 또 이러면 정말 리디 탈퇴할 것 같고, AS팀의 검수를 믿느니 그냥 랜덤으로 운에 맡기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조건에 대해 확답을 받아낸 다음, 상담원이 정중하게 말했다.

 

리더기 사용자들끼리 기기에 대해 의견을 나누면서 나름의 양품 기준을 정하겠지만, 자신들은 제조사의 기준보다 훨씬 불량의 기준을 완화해서 사용자들에게 배려를 해주려고 한다는 것이었다.

이번에 내가 주장한 화이트 픽셀은 불량과 정상 사이의 애매한 기준에 속해있어서 판단이 어려웠다며 양해해달라고 말했다.

 

 

 

그리고 1/4에 리디페이퍼 3세대 새 제품을 받았다.

 

원래라면 당장 신나게 뜯어봤겠지만 상자채로 방구석에 던져뒀다. 

이걸 쓸까, 말까....  그냥 팔고 포크 프로나 마르스를 살까? 이번엔 양품일지도 모르니 한번 뜯어봐??

 

자려고 누워있다 벌떡 일어나선 불을 켜고 택배를 뜯었다.

죄 없는 리디페이퍼를 얄밉게 쳐다보고는 침대로 가져가 누워서 독서를 시작했다.

 

 

3번째 마저 화이트 픽셀이 나오면 열 받아 죽을까 봐 하늘이 도운 것인지 다행히도 물리 버튼이 유격으로 약간 흔들리는 것을 제외하면 양품이었다.

 

 

이렇게 12/9 출시 첫날에 구입해서 1/4에서야 나만의 리디페이퍼를 갖게 됐다.

블루투스 스피커가 하필 고장 나서 TTS는 테스트를 못해봤지만 그 외엔 리모컨이나 다 작동이 잘 된다.

 

이제 기분 나빴던 일은 잊고 리디페이퍼를 예뻐해 줘야지...

그리고 다시는 리디북스에서 리더기 출시하면 일찍 사지도 않을뿐더러, 안 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