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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이야기/섬유근육통 투병기

3/17 섬유근육통 병원 정기진료 (출발~도착까지)

3개월만의 진료!

코로나로 난리인 이 시국에 SRT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

 

여러 사람들과 스치고 싶지 않아서 일찌감치 2호차 장거리 전용석을 예약해뒀다.

장거리석은 내 옆자리 사람도 서울까지 쭈욱~ 갈 확률이 높을테니까.

보통 장거리석인 2호차 아니면 자판기에 화장실이 앞 뒤로 있는 6호차를 선호하는데, 6호차는 사람이 많을 때는 내 옆자리를 2~3명이 스쳐가기도 했었다. 

 

 

기차 안에서 2시간 반동안 마스크를 해야하는데 커피는 마셔야겠고...

\커피 마시느라 마스크를 벗으면 옆자리 사람이 싫어할까봐 타기도 전부터 소심하게 걱정했었는데 다행히도 내 옆자리는 서울역까지 비어있어서 가는 내내 마음놓고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늘 만원이던 기차에 빈자리가 보여서 코로나 때문에 그렇구나라고 가볍게 생각했었는데, 수서역에 도착하니 전혀 가볍게 느껴지지 않았다.

늘상 아파서 집에만 박혀 있었기에 코로나 영향을 몸소 느낄 수가 없었는데 수서역에서 내리자마자 맞이하는 적막한 풍경에 조금 놀랐다.

북적이던 식당들 대부분이 영업을 하지 않았다...  기차 이용객이 많이 줄었나보다.

 

 

 

문을 닫은 수서역의 식당

 

병원으로 가는 길에서도 느낄 수 있었는데, 병원까지는 지하철을 3번을 타야한다.

기다리며 앉을 벤치가 없어서 서있을 때도 많았는데 이 날은 텅텅 비어있었고, 지하철 안에선 다들 마스크를 쓰고 여러칸 사이로 띄엄띄엄 앉아있었다. 

 

 

그렇게 병원에 도착하니... 역시나 선별진료소가 세워져있었다.

그 때문인지 류마티스 내과 위치가 바껴있었고, 안쪽으로 이동한 류마티스 내과는 여기저기에 손소독제가 있었다.

 

사실 코로나 이후로 아빠 때문에, 그리고 엄마 때문에 2곳의 대학병원을 더 갔었는데 그 2곳을 합친 것보다 손소독제가 더 많았다. 눈 닿는 곳마다 있어서 안써도 되는데 괜히 써야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

 

 

평소보다 기다리는 사람도 적어 접수하니 바로 내 차례.

 

진료실에 들어서니 교수님이 늘 그렇듯 부드러운 목소리로 환자를 맞아주신다.

양형인 교수님은 참 인상도 좋고 목소리도 좋고... 환자 이야기를 귀기울여 들어주셔서 고맙다.

이런 당연한 것을 안하는 의사들도 참 많다... 오히려 내가 서두르고 교수님이 꼼꼼히 진료를 봐주셨다.

 

지난 진료때 숙면을 위해 처방해주셨던 '환인트라조돈염산염캡슐' 25mg 이 잘 들어서 지난 3개월간 잠은 잘 자고 있다.

그런데 아침에 약을 먹고 나면 그대로 위경련과 배탈이 이어진지 꽤 돼서 이 얘길 하니 늘 아침약에 있는 '가스모틴에스알정'을 빼자고 하셨다.

 

'가스모틴에스알정은 위 운동을 촉진해서 소화기능이상을 치료하는 약인데 이걸 빼고나니 위경련과 배탈 증상이 싹 없어졌다. ㅎㅎㅎ

 

 

좌) 환인트라조돈염산염캡슐 / 우) 가스모틴에스알정

 

 

 

그리고 교수님께서 변비있냐고 물어보셨는데...

난 지긋지긋한 만성(?) 변비를 달고 산다. 진통제 울트라셋의 부작용 때문이다. 😭

 

변비 때문에 따로 병원도 다녔었는데 진통제라는게 통증을 누를 뿐 아니라 몸의 대사작용도 누르기 때문에 위장 운동이나 장 운동도 모두 진통제 영향을 받는다고 했었다.

이렇게 뱃속에 쌓아놓다가 생리를 앞두고 한번에 배탈로 이어져서 (더러운 얘기 데둉합니다...) 엄마가 늘 걱정하셨다.

장에 독소가 쌓이면 큰일난다면서 말이다.

 

교수님도 변비를 해결하자며 1일 1 화장실 실천을 위해 '아기오과립' 이라는 변비약을 처방해주셨다.

'아기오과립'은 천연 식물성 섬유제제를 사용한 과립제형인데 뒷맛이 쓰지 않아서 좋다.

찾아보니 일반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약을 먹은지 3일째 되는 날부터 화장실을 잘 가고 있다 ^^;;

 

 

아기오 과립
아기오 과립

 

 

왠만한 문제는 교수님께서 약 처방으로 다 해결해주신다.

수면장애도, 위경련도, 변비도... 

 

그리고 리리카를 먹으면서 한번씩 죽을 것 같이 침대에서 데굴데굴 구르며, 손으로 매트리스를 팡팡! 치면서 울던... 그런 통증은 다행이도 사라졌다.

 

 

하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열감... 

 

열감 때문에 머리에 얼음팩을 두르지 않으면 제대로 생각을 할 수가 없다. 항상 얼음팩을 이마에 두르고 있어야 한다.

아니면 머리가 조여오는 것 같고 막... 말로 표현하기 힘든데 암튼 괴롭다 ㅠㅠ

하지만 정작 체온을 재면 딱히 열이 없다는 기막힌 사실...!!

 

그리고 손목과 손가락의 통증과 서 있으면 등이 부러질 것 같은 통증은 여전하다.

언젠가는 이것도 해결되겠지... ㅠㅠ

 

 

 

 

교수님께서 약 처방과 더불어 스트레칭, 식사 후 30분 걷기, 가벼운 근력운동을 시작하라고 하셨다.

어차피 1년 만에 10키로 가까이 쪄버린 살천지와 확찐자라... 운동을 하긴 해야하는 상황... 🐷 

운동을 위해 요가매트랑 운동화랑 단백질 파우더랑 이것저것을 사버렸는데 자꾸 시작을 미루고 있다...

 

섬유근육통은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들어서 작은 일도 너무 큰 부담으로 느껴지게 만든다.

이걸 이겨내야 하는데 큰일이다.

 

 

텅 빈 국제진료센터
텅텅 빈 국제진료센터

 

진료를 마치고 밥 먹으러 지하로 이동했다.

지하에는 국제진료센터가 있어서 지하와 1층에는 통역가와 함께 있는 외국인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주로 러시아사람들이 많았는데 이 날은 역시나, 코로나 여파로 외국인은 단 한명도 만나지 못했다.

 

 

국제진료센터를 지나면 바로 푸드코너가 나오는데 병원 지하의 푸드코너는 가격은 비싸고 양은 창렬이다.

먹고 나면 배가 안부르다고...!!! 

음식 종류도 많고 깔끔하게 나오고 다 좋은데 양이 창렬이야............ ㅠㅠㅠㅠ

 

 

병원 지하 푸드코너의 돌솥비빔밥
병원 지하 푸드코너의 돌솥비빔밥

 

여러가지를 먹어봤는데 돌솥비빔밥이 따뜻하고 속이 편해서 계속 먹게 된다.

 

잠깐 내가 다녀본 병원의 푸드코너를 품평하자면...

경희대병원 푸드코너는 양이 적고 비싼 것만 빼면 썩 나쁘지 않다.

한양대병원은 리모델링해서 푸드코너가 썩 괜찮다. 안간지 1년이 넘었지만 내 기억엔 양도 가격도 맛도 좋았다.

그에 비해 부산 백병원 푸드코너는....... 옥상에 비닐하우스 안에서 먹는데 가격은 겁나 비싸고 양은 무난한데 겁나 맛이 없다!!!! 

 

 

 

 

식사 후 언제나처럼 약국으로 이동.

 

원래는 병원 앞 횡단보도에서 가장 가까운 약국을 갔었는데 검은 봉지에 약을 주길래 다른 약국으로 갈아탔다.

검은 봉지를 들고 부산까지 가는 건... 좀 창피하다 ㅋㅋㅋ

이젠 단골이 된 지금 약국은 원래 흰 봉지에 넣어줬었는데 어라, 이젠 회색으로 바꼈네 ㅋㅋㅋㅋ

 

약 사진
약이 한 짐이다.

 

이번에는 울트라셋이알서방정을 옛날처럼 약통째로 받아서 좋았다.

약통째로 받을 때도 있고 PTP포장된 걸 받을 때도 있는데 PTP포장은 부피를 많이 차지해서 불편하다.

 

 

이렇게 일정을 마치고 다시 지하철역으로 이동!

지하철역에 사람이 없어도 너무 없어서 백만년만에 셀카도 찍었다 ㅋㅋㅋ

 

 

셀피
범죄자같다 ㅋㅋ

 

 

기차 안에는 사람들이 띄엄 띄엄, 지그재그로 앉아있었다.

한숨 자고 일어나니 금방 부산역에 도착했다.

 

부산역이 리뉴얼을 마쳐서 지하철 타러 가는 길이 편해졌다!

예전에는 밖으로 나와서 걸어서 다시 지하철역으로 들어가야했는데 이제 승강장 출구로 나오면 바로 지하철역으로 이어진다.

 

지하철역으로 가는 길의 무빙워크
지하철역으로 가는 길의 무빙워크

 

지하철역으로 가는 길에 무빙워크도 생겼다.

기왕 만드는 김에 광고판 대신 수서역처럼 디지털미디어를 달면 더 멋졌을 텐데.

 

암튼, 이렇게 3개월만의 병원 진료를 무사히 보고 왔다.

다음 진료는 초여름인 6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