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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감상들/도서

올해 7월까지 읽은 책들 간단리뷰 (중간점검) #2

 

 

 

올해 7월까지 읽은 책들 간단리뷰 (38권 중 30권) #1

올해 초, 대차게 독서 100권이라는 목표를 세웠었는데 중간 성적을 보니 참으로 비루하다. 그나마 1권도 안 읽은 달이 없다는 걸 위안으로 삼아야 할까... 딱 1권 읽은 달이 있음;; 지금까지 38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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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의 '올해 7월까지 읽은 책들 간단리뷰 #1' 포스팅에 이어서, 마저 정리하지 못한 책들을 정리해본다.

사실 한번 날려먹고 재작성하는 중이다, 제길.

 

 


 

31. 미치 앨봄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너무나 유명한 책이라 더 말할 것도 없지만, 어렸을 때 한번 읽었었다. 10대 말~20대 초쯤이었던 것 같은데.
그땐 작은 감동에 그쳤던 것에 비해 이번에 재독하고는 무지 큰 감동과 여운이 남았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죽음에 가까워짐에 따라 그렇게 감상이 달라지는 것 같은데 또다시 나이의 앞자리 숫자가 바뀌었을 때쯤에 다시 읽으면 그땐 또 더 큰 감동과 함께 이 책이 희망으로 자리 잡을 것 같다.
참, 『숨결이 바람 될 때』란 책과 비교되기도 하던데 내 독서 앱에는 『숨결이 바람 될 때』는 별점 3개로 그친다. 감상은 누구나 제각각이니 그냥 그렇다고.

 

 

 

 

 

32. 이태준 『문장강화』  ★☆

 

 

1940년, 당대 문장가로 필명을 떨친 이태준의 글쓰기 강좌다. 이 책이 지금 모든 글쓰기 책의 기본이 됐다고 한다.
완전 구닥다리 옛날 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읽어보니 글쓰기의 기본이란 변함이 없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어찌나 글쓰는 법을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하던지 작가에 대한 아무 정보 없어도 '이 사람 당대에 무지 글 잘 썼겠다'란 느낌이 팍팍 꽂힌다.
무엇보다 잘 쓴 글의 예로 첨부외어 있는 옛글들, 옛맛이 한껏 든 잘 써진 글들을 모아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소개된 일반인의 손편지 하나도 로맨틱하고 서정적이어서 그 시대 사람들은 모두가 문장가 같이 느껴진다.

 

 

 

 

 

33. 이미예 『달러구트 꿈 백화점』

 

 

꿈 백화점이란 이름에서 느껴지듯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 같은 느낌.
램 수면에 빠지면 꿈 백화점에 들러 꿈을 사고 원하는 꿈을 꾼다는 설정이라니, 상상력에 박수를 짝짝짝!
어딘가 허술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사람들과 동물들의 이런저런 사연이 그런 점들을 다 상쇄시키고도 남는다.
여러 가지 꿈 이야기를 들으며 재미와 감동, 힐링까지 받을 수 있는 가볍고 산뜻한 이야기다.

 

 

 

 

 

33. 에드거 앨런 포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03 : 환상편』  ★☆

 

 

에드거 앨런 포는 원래 시인이 되고 싶었다는데 과학 덕후 기질이 좀 있으신 것 같다.
과학적인 설명을 어찌나 궁금하지도 않은 부분까지 디테일하게 설명하던지 읽다가 정신이 혼미해질 뻔 ;;
특히 한스팔의 모험 이야기가 그랬는데 과학적인 설명이 많을 땐 좀 힘들었지만 그럼에도 열기구로 달에 가는 과정은 흥미진진했다. 이런 옛사람들의 상상력을 들여다보는 작품들은 너무 재미있다니깐.
다음으로는 호흡상실이 인상적이었는데 자신의 호흡을 남이 삼켰다는 기발한 생각 하나로 재밌는 글을 써 내려가는 능력이 대단한 것 같다. 그 외의 페스트 왕이나 다른 작품들은 읽으면서 '뭥미?'싶은 작품들이 많았다.
3권째 읽어서 그럴수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환상 편은 전체적인 재미는 좀 덜했음.

 

 

 

 

 

34. D. A. F. 드 사드 『미덕의 불운』

 

 

사드. 이 작가의 이름에서 '사디즘'이란 단어가 탄생했다고 한다. 그 엄청난 『소돔의 120일』을 쓴 바로 그 작가다.
이 작품은 소돔의 순한맛이라고 하던데 확실히 순했다. 
이 책의 내용이 뭐냐고 누군가가 묻는다면 "제곧내"라고 대답해주고 싶다. ㅋㅋㅋㅋ
스핀오프 격인 언니 쥘리에뜨의 이야기를 담은 『악덕의 번영』 악덕의 번영>이 있다고 하는데... 읽어보고 싶긴 한데 이건 좀 수위가 세다고 해서 고민된다.

 

 

 

 

 

35. 에밀 아자르 『자기 앞의 생』  

 

 

중간중간 일러스트가 삽입돼있는 일러스트 버전으로 읽었다. 일러스트 버전이 상상력을 가둘 수도 있지만 반대로 소설을 좀 더 잘 이해하게 해주는 역할도 한다. 난 후자를 바라며 일러스트 버전을 골랐다.
이 책은 로맹가리가 1975년에 60세의 나이로 발표한 작품인데 지금도 논란이 있는 안락사와 트렌스젠더의 권리에 대해서 무려 45년 전에,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이런 소재를 다뤘다. 시대를 앞서가는 사람이란 이런 사람이구나 싶었다.

마지막 페이지, 주인공 모모가 말하는 덤덤한 문장. "사랑해야 한다." 이 평범한 한 문장에 어찌나 울컥했던지.
전자책으로 읽었지만 종이책도 구입 확정이다. 

 

 

 

 

 

36. 파울로 코엘료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

 

 

솔직히 자살하는 여주인공의 심리가 궁금해져서 읽었다. 누구나 죽고 싶을 때가 있을텐데 나도 그랬고, 그래서 궁금했다.
자살을 시도한 끝에 죽음이 아닌 시한부란 명찰을 얻은 여주인공은 어차피 더 이상 잃을 게 없으니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솔직해진다. 자신이 진정 원하고 바라는 것에만 미치면서 자살을 시도한 시한부는 삶에 대한 집착이 생기기 시작한다.
재미를 위해 읽는 건 비추고 인생에 고민이나 고비가 있을때, 권태를 느낄 때 읽으면 용기를 얻을 수 있는 책인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나 역시 자신에게 좀 더 솔직해져야하는건 아닌지 자꾸 생각하게 된다.

 

 

 

 

 

37. 스미노 요루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

 

 

처음엔 제목 때문에 거부감이 들어 읽지 않았다. 사실 일본 소설을 좋아하지 않기도 하고.
그런데 영화로도, 만화로도, 애니로도 제작이 되길래 대체 어떤 소설인지 궁금해져서 읽었는데, 순정만화를 텍스트로 읽는 느낌이랄까?
나도 나이가 들었는지 초반엔 오..오글 거려서 도무지 집중이 안됐는데 중반부턴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조금 유치하기도 한데, 10대의 사랑이란 또 유치한 게 제맛이니깐. ^^

 

 

 

 

 

38. 김이경 『책 먹는 법』  ★★★★★

 

 

리디셀렉트에서 그냥 골랐는데 어머나, 제대로 골랐다.
책을 꼭꼭 씹어서 먹는 방법을 오만하지 않게 자신의 경험과 다른 작가들의 말을 인용하여 상냥하게 알려준다.
독자를 배려해서 구어체로 쉽게 쓴 듯하다. 김이경 작가는 배려심 많은 따뜻한 사람일 것 같다는 생각이 마구 드는 책이다.
이 책에서 인용하고 추천해준 책들을 마구마구 줄 쳐뒀다. 강요하지 않아도 읽고 싶게끔 친절한 설명이 더해져서 소개한 책들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커졌다.

 

 

 


 

여기까지가 2020년 7월까지 읽은 책이다.

 

8월인 지금은 지난 번에도 말했는데 여전히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를 읽고 있다. 넷플릭스를 끊을 수가 없오

그리고 오늘, 드디어 오늘. 허먼 멜빌의 『모비딕』을 완독했다.

 

2020년 목표였던 100권 읽기는 포기하기로 했다.

대신 남은 5개월간 편식하지 않으며 즐거운 독서생활을 하는 것으로 새롭게 목표를 세워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