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런 저런 이야기/셀프단열공사 후기

셀프 단열공사 #4 - 올퍼팅하기

 

퍼팅하기

이제 퍼티를 벽 전체에 발라 작은 구멍들까지 모조리 메워 벽을 매끈매끈~하게 만들어 줄 차례다.

그래야 페인트를 올려도 벽에 매끈하니 예쁘겠지?

올퍼팅으로는 핸디코트를 사용했다.

 

 

 

5kg 핸디코트
핸디코트 5kg

 

 

핸디코트를 주문하려고 보니 5kg과 15kg이 있었는데 "콩만한 방이고 3면만 할껀데 5kg면 되겠지~" 하고 5kg을 구입했다.

 

..... 이 결정이 두고두고 후회가 됐을 줄이야 ㅠㅠ

결론만 말하자면 되긴 됐다만은 쉽게 갈 일을 고생길을 둘러서 간 셈이 됐다.

 

 

 

핸디코트 바닥이 드러난 모습
바닥까지 긁어 썼다

 

핸디코트 가격은 꽤나 저렴한 편이다. 5kg이 6천원, 15kg이 고작 1만2천원밖에 안한다.

그러니 애초에 그냥 용량 큰 걸 사서 사용하는게 정신건강에 좋을 것을, 난 많이 남기면 아까워서 어리석은 선택을 했다.

지금 생각해도 이해가 안되긴 하는데... 그냥 몸이 힘들어서 멘탈이 나갔나보다...하고 위로를 한다 ㅠㅠ

 

일단, 핸디코트 설명서에는 물을 섞지 않길 권하고 있다.

물을 섞으면 발림이 좋아지는 장점이 있지만, 대신 샌딩시에 회가루가 날리므로 섞지 않길 권장하고 있었다.

난 양도 아슬아슬하니 양도 늘리고, 최대한 얇게 발르기 위해선 발림도 좋아야했기에 물을 섞어서 발랐다.

 

핸디코트는 바르고 하루를 꼬박 말려줘야하는데, 만약 저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핸디코트 대신 넓은 벽면에 사용할 수 있는 패스트셋 90이나 180사서 올퍼팅할 것 같다.

패스트셋 쓰다가 핸디코트를 써보니 상대적으로 건조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졌다. 내가 시간에 쫒겨서 더 그랬을 수도... ^^;

 

 

 

패스트셋 제품 종류
다양한 패스트셋 제품군

 

 

 

다시 핸디코트 이야기로 돌아가서, 핸디코트 양이 부족할 듯 싶어서 일단은 최대한 얇게 바른 다음, 추가구매해서 2차 올퍼팅까지 하기로 했다.

 

먼저 벽이 3면이니 1/3씩 나눴다.

벽에 조금씩 떠서 바른 후, 우레탄 고무헤라로 최대한 얇게 펴며 잔구멍들을 메워나갔다.

나중에 샌딩할 걸 생각해서 최대한 평평하게 발라야한다.

 

구멍이 좀 커서 얇게 발라선 안메워지는 부분은 건조 후에 다시 2차 올퍼팅때 메우면 된다.

원래 핸디코트는 패스트셋과는 달리 두껍게 바르면 건조되면서 갈라져버리므로 얇게 발라야하고, 두껍게 발라야 할 시엔 이렇게 2번에 나눠서 작업한다.

 

하지만 이 계획 또한 틀어져버렸으니.....^^;

 

개인적으로 단열 공사 과정 중에 뭐가 제일 힘들었냐고 묻는다면 무조건 올퍼팅이다 ㅠㅠ 

군데군데 크랙을 메우던 것과 달리 벽면 전체를 얇고 편평하게 펴바른다는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다.

사포로 벽면 전체를 다듬는 것보다 펴바르는게 더 힘들었다.

벽에 올리고 헤라로 얇고 평평하게 펴 바르고를 계속 반복하면서 3면을 채우는데, 힘도 들고 팔도 아프고...

그런데 2차를 또 한다니! 2차라니!! 

 

벽면 2개를 끝내고 아주 쉽게 2차 퍼팅은 포기했다 ㅋㅋㅋ

그냥 1차로 하는데까지 한 다음, 애정하는 패스트셋으로 보충하기로 했다.

 

 

 

올퍼팅 후 샌딩작업을 마친 사진1
올퍼팅 후 샌딩작업을 마친 사진2

 

1차 올퍼팅을 하고 분노의 샌딩질까지 마친 모습인데 얼룩덜룩하다.

좀 두껍게 발라준 부분들은 흰색을 띄고, 최대한 얇게 펴바른 곳은 뒤의 시멘트벽이 비쳐서 회색빛을 띈다.

 

넉넉한 양을 구매해서 적당히 얇게 펴발랐다면 이보단 고른 색이었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들었지만, 어차피 위에 흰색인 덤프록 페인트를 올려야하니 문제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벽 3면을 끝내고 마지막으로 외벽만이 남은 상황인데, 외벽은 어차피 덤프록을 바른 다음 단열재로 덮을 곳이라 정성들여서 할 필요가 없었다.

우둘투둘하고 구멍이 슝슝난 벽에 덤프록 그냥 발라도 되나 싶었는데 찾아보니 덤프록은 보수하지 않은 생시멘트에 바르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후기를 찾아보면 덤프록을 먼저 발라준 다음에 퍼팅하는 후기들도 꽤 있었다.

 

내 외벽은 상태가 안좋아서 이대로 페인트를 바르면 크랙과 구멍들이 페인트를 다 잡아먹을 듯 하여, 페인트 절약 차원에서 대충 큰 크랙들과 구멍을 메워줬다.

 

 

외벽 크랙과 구멍을 대충 막은 사진
대충 작업한 외벽현장

 

나중에 단열재로 덮을 곳이라서 편하게 막 발랐더니 퍼팅이 이렇게나 쉽고 편할 수가 없다ㅋㅋㅋ

막 바르고 샌딩할 필요도 없으니 행복♡

 

 

 

동축케이블과 전화선이 들어오는 부분을 막은 사진

 

외벽으로 2구 콘센트, TV 동축케이블, 전화선이 들어오는데 2구 콘센트를 제외하고는 다 막기로 했다.

어차피 쓰지도 않아 보기도 싫고, 막는게 단열에도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그냥 막으려다 혹시 몰라서 케이블을 비닐로 싸서 나중에 살릴 수 있게 해둔 다음, 빈 공간을 우레탄 폼으로 채웠다.

우레탄 폼이 건조된 후 튀어나온 폼을 칼로 정리해 준 뒤, 위에 조인트 테이프를 붙이고 다시 페스트셋 20을 덮어 마무리했다.

이제 나중에 위에 단열재를 올릴 때 콘센트쪽 구멍만 내주면 된다.

 

 


단열재 재단 : 이보드(e*board)

사실 올퍼티한 다음은 덤프록 페인트를 바를 차례인데, 퍼팅 도중에 거대한 이보드가 도착해서 공간을 너무 많이 차지했다.

그래서 공간도 줄이고 잠시 쉬어갈 겸, 먼저 이보드를 재단하기로 했다.

 

 

 

이보드 전체사진
이보드 900*2400

 

단열재를 고를 때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1. 아이소핑크 + 석고보드

2. 이보드

 

1의 장점은 석고보드가 불연성이라 화재시 안전하다는 것. (초보인 제 관점에서 작성하는 겁니다 ^^)

단점은 따로 따로 2번 작업해야하니 일이 많아 체력과 시간이 소비된다.

 

2의 장점은 1의 두 과정이 하나로 합쳐져있기에 한번만 작업하면 된다.

단점은 이보드가 불연성이 아닌 소재라는 것.

 

걱정되서 이보드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검색을 해봤더니 나처럼 화재시에 걱정되서 질문한 게시물이 있었다.

글의 답변에는 화재시 사망 원인의 대부분은 유독가스에 의한 사망이고, 이보드는 친환경소재이며 자기소화성이 있는 난연성이라 화재시에도 유독가스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보드 설명부분에서 좀 더 살펴보고 괜찮을 듯 해서 나는 과정이 간소화된 이보드를 선택했다.

하지만 패시브협회 관리자님께서는 불연성 소재인 석고보드를 위에 시공하길 권장하셨는데... 저도 그러고 싶었어요...ㅠㅠ

 

 

 

 

참, 후기에 가끔씩 등장하는 열반사단열재도 궁금해서 알아봤는데 내겐 필요없는 제품이었다.

후기를 보면 시멘트 벽과 단열재 사이에 열반사단열재를 넣어서 붙이던데, 이런 경우엔 전혀 단열효과가 없고 그저 5mm짜리 스폰지 한장 넣은 효과밖에 없다고 한다.

열반사단열재는 효과를 보려면 반드시 열반사단열재와 외부마감재 사이에 공기층을 만들어줘야된단다.

 

 

열반사단열재를 사용하는 법 그림
참고 : http://www.phiko.kr/bbs/board.php?bo_table=z3_01&wr_id=148#c_3020

 

 

 

그래서 난 이보드만 시공하기로 하고 900x2400, 33mm인 페인트용 이보드로 주문했다.

 

참고로 이보드 정품을 구입하려면 '에코클린 이보드'로 검색하면 된다.

검수도장이 찍힌게 정품이고 배송비가 꽤 비싸니 배송비까지 합친 가격으로 비교하는게 좋다.

(배송비가 35,000~50,000원까지 꽤 차이가 남)

 

 

 

페인트용 이보드
33mm 900x2400 페인트용 이보드

 

이보드를 커팅을 많이 하다보니 요령이 생겨서 나중에 남은 부분을 잘게 자르는데 완전 뚝딱뚝딱 해낼 수 있었다.

그 요령을 살짝 설명하자면 일단 칼날은 핑크색 아닌 회색부분을 향하도록 한다.

결따라 자를 때도, 자르기 힘들다는 결의 수직방향으로 자를 때도 무조건 여러번의 칼질이 포인트다. 그래야 깨끗하게 잘린다.

 

처음엔 힘을 빼고 길만 터주는 수준으로 칼집을 낸 다음, 두번째 세번째 조금씩 힘을 줘서 칼날을 조금씩 깊숙히 넣어준다.

그리고 칼날이 두께의 절반을 넘어가면, 칼날을 통과되게끔 하지말고 두께의  2/3쯤 넣었을 때 멈춘다.

남은 부분은 손으로 사과를 쪼개듯 힘을 주면 깨끗하게 잘라진다.

 

왜 칼날을 통과해서 끝가지 자르지말라고 하냐면, 이렇게 할 경우 회색인 앞은 깨끗하게 잘려도 뒤는 지저분하게 잘리면서 가루가 떨어진다.

힘줘서 한두번만에 자르는게 더 나을 것 같지만 힘빼고 여러번 칼집을 준 다음, 마지막에 힘으로 쪼개는게 가장 쉽고 깨끗하게 자르는 방법 같다.

결의 수직 방향으로 자를 때에 힘들다는 후기가 있던데 이것도 같은 방식으로 자르면 결따라 자르는 것과 별 차이가 없다.

 

 

 

이보드를 벽에 맞춰 본 모습
이보드를 벽에 맞춰본 모습

 

커팅한 이보드를 벽에 맞춰봤더니 오~ 벽이 환해졌다!

갑자기 막 의욕이 생김 ㅎㅎㅎ 

 

이제 다시 시멘트벽면으로 돌아가 덤프록 페인트를 바를 차례다.

 

 


덤프록 페인트 바르기

 

덤프록 페인트 사진
결로, 방수 페인트로 유명한 덤프록. 라돈가스 차단 및 곰팡이 방지 기능도 있다.

 

페인트 구매할때도 삽질을 했으니.... 이번에도 양 선택을 잘못해서 지출만 늘렸다 ^^;;
 
페인트 양이 가늠이 안되길래 일단 벽 전체 사이즈를 측정한 후, 던에드워드 홈페이지의 페인트양을 측정해주는 프로그램에 입력했다.
프로그램에서는 3L가 필요하다고 한다.
페인트 구매처인 페인트팩토리에서는 1갤론(4리터)을, 비전문가인 아빠는 콩만한 방이라 2리터면 충분하다고 하셨다.
 
문제는 비전문가인 아빠의 말이 너무나 자신감에 차있었다는 것! 
남기면 돈아깝단 생각에 전문가의 조언을 귓등으로 흘리고 아빠말에 따라 2리터를 구매했다.
결론은 택도 없음. 콩만한 방이라도 무조건 1갤론으로 사야한다.
 
결국 덤프록은 2리터로는 모자라서 1리터를 추가로 구입했고 이조차 아껴서 발라야 했다.
전문가의 말을 안듣고 비전문가의 말을 들은 난 얼마나 멍청...... 아, 아니 그냥 부모님을 신뢰한다고 하자 ㅠㅜ
 
참고로 3리터를 살 바엔 1갤론을 사는게 현명하다. 가격차이가 거의 없다.
따라서 2리터를 두번 사는 짓은 돈을 날리는 멍청한 행동인데 네, 제가 그랬습니다... ㅜㅜ
 
내 셀프시공의 모든 고난은 재료를 아끼는데서 시작됐다. 
(이때 덤프록과 함께 실내페인트인 슈프리마도 함께 2리터를 구입했기에 나중에 이것도 2리터를 추가 구매했다;;)
 
 
 
덤프록 페인트의 상세설명란

 

설명에 나와있다 싶이 방수용 페인트지만 결로, 곰팡이 방지에도 탁월하다고 한다.

후기를 보다보면 덤프록을 사용할 때 절대 물을 희석하지 말라고 하는데, 설명에 나와있다 싶이 희석해도 괜찮다.

 

나도 희석하면 기능이 약해지지 않을까해서 구매처인 페인트팩토리에 문의했었는데, 기능에 아무 이상이 없고 오히려 희석하지 않을 경우 덤프록은 일반 페인트보다 뻑뻑해서 바르기가 힘들고 사용량이 많아진다고 한다.

그래서 상수도물로 희석해야 일반 수성페인트 사용량과 비슷해진다며, 기능상에는 아무 이상없다고 조언해주셨기에 믿고 조언대로 따랐다.

물론 물처럼 흐르면 안되기에 설명에 나온대로 적당량을 희석해야 한다.

 

말이 나온 김에, 네이버샵 페인트팩토리에서 대부분의 자재들을 구입했는데 정말 친절하고 칼배송 해주셨다.

네이버 1:1톡으로 초보스러운 질문들을 꼬리에 꼬리를 물며 참 많이도 물어봤는데 일일이 친절히 알려주시고 놓치는 부분까지 정보를 더 주셨다.

패시브건축협회 관리자님과 더불어 내 단열공사의 은인이시다. 감사해요 ㅠㅠ♡

 

 

 

페인트 칠도 역시 처음이었기에 이런 저런 실수를 했었다.

그 중 지금 생각해도 가장 어이없던 실수가, 페인트 칠 도중에 밥먹으러 갔던 것... ㅋㅋㅋㅋ

 

페인트칠을 열심히 하는데 엄마가 식사하라고 부르셨다. 

페인트칠 도중이었기에 나중에 먹겠다고 했지만 뜨거울 때 먹어야한다며 재촉하셔서, 롤러와 트레이를 지퍼백으로 봉해서 안마르게 조치해준 다음 식사를 하러 갔다.

문제는 한쪽 벽을 마무리하고 간 게 아니라 2/3쯤 칠하고 가버린 것이다 ㅋㅋㅋ

내가 밥먹는 동안 페인트는 반쯤 건조가 됐고, 돌아와서 남은 1/3을 칠하려고 롤러질을 하니 반건조된 페인트가 떨어져나와버렸다;;;

 

 

 

반건조된 페인트 위에 롤러질을 한 결과 페인트가 벗겨졌다
반건조된 페인트 위에 롤러질을 한 참담한 결과ㅠㅠ

 

 

지금 생각해도 너무 어이없는게 왜 이렇게 될 걸 생각을 못했나 모르겠다.

난 미술전공이라 물감을 지겹게 다뤘었기에 이렇게 될 걸 모를리가 없는데... 암튼 진짜 어처구니가 없었다 ^^;;

어쨋든 지금은 수습을 잘해서 표시없이 깔끔하다.

 

 

 

 

덤프록 1회 칠한 사진
칠을 1회 한 외벽

 

외벽에 페인트칠을 하니 작은 구멍들이 도드라져 보인다.

큰 구멍들은 메워줬는데 이런 작은 구멍들이 페인트를 많이 먹는 것 같아서 작은 구멍도 좀 더 메울껄 하고 후회가 됐다.

2회칠 때는 잔구멍이 많은 곳은 붓으로 좀더 촘촘히 칠해서 구멍 안까지 페인트가 닿도록 신경썼다.

 

 

 

천장 나무 합판에도 덤프록을 칠한 사진

 

외벽 위, 천장의 나무 합판은 페인트칠 하기 전에 젯소로 2회 칠을 해줘서 나무색을 은폐한 다음, 역시 덤프록을 칠해줬다.

 

 

 

외벽에 덤프록을 칠한 모습

 

전체 벽을 다 칠한 사진이 없어서 요거라도... ^^

왼쪽 벽은 아직 페인트칠을 안한 상태다. 

내 기억에 외벽과 우측 벽은 2회 칠을 한 상태인 것 같은데 완벽하게 하얗게 올라오진 않았다.

어쨋든 모두 덤프록을 2회 칠해줬다.

 

 

* 비용정리

- 핸디코트 5kg : 6,000원

- 덤프록 1Lx3ea : 76,500원 (개당 25,500원)

- 순&수 젯소 1L : 12,000원

- 9인치 롤러커버 와이어프레임 용 : 4,200원

- 9인치 와이어프레임 : 3,500원

- 2단 우드폴대 : 3,000원

- 페인트 트레이 : 3,500원

- 조인트 테이프 4,900원

 

 

 

* 비용에서 제외한 것들

- 브러쉬 (소유)

- 커버링 테이프 (소유)

- 이보드 (다음 포스팅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