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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이야기/셀프단열공사 후기

셀프 단열공사 #6 - 페인트칠과 마무리

 

이보드 작업이 끝났으니 이제 거의 힘든 건 다 끝났다고 생각했다.

이때 난 "페인트칠쯤이야, 나 미술 전공했는데 물감이랑 친하니 페인트랑도 금세 친해지겠지~"라는 커다란 착각에 빠져있었다.

 

 


실리콘 건 아이콘

실리콘 쏘기

 

 

먼저 페인트칠을 하기 전에 실리콘 작업을 했다.

 

벽과 벽의 이음새, 벽과 창문 몰딩의 이음새, 벽과 바닥의 이음새, 벽과 천장의 이음새, 벽과 천장 몰딩의 이음새 등... 

퍼티로 작업을 하긴 했지만 좀 더 깔끔한 마무리를 위해서 실리콘을 쏴줬다.

생각해보니 실리콘 치는게 제일 쉽고 재밌었다. ^^

 

 

구매할 것

- 곰팡이 방지용 바이오 실리콘
- 페인트 도장용 아크릴 실리콘
- 실리컨 건
- 헤라 (선택)

곰팡이 방지용 바이오 실리콘은 바닥과 벽이 만나는 틈에 쏘기 위해서고, 그 외 페인트칠을 할 곳에는 아크릴 실리콘이 필요하다.

이때 페인트칠이 가능한 실리콘이 따로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그래서 또 따로 사느라 배송비를 날려먹었음.

 

 

실리콘 건은 그냥 일반적인 저렴한 것으로 구입했는데 잘 썼다.

노즐은 구입한 곳에서 여유있게 넣어주길래 따로 구입하지 않았고, 소형 헤라만 하나 구입했는데 만고 쓸데없었다.

 

개인적으로 소형 헤라보다 니트릴 장갑과 저렴이 물티슈를 넉넉히 준비하는 게 낫다.

헤라보다는 손가락에 물 뭍혀서 슥- 그어주고 물티슈로 닦는 게 더 깔끔하고 작업이 빨랐다.

 

 

 

실리콘 종류와 실리콘 건
아크릴 실리콘 / 바이오 실리콘 / 실리콘 건

 

 

먼저 페인트용 아크릴 실리콘 앞 머리를 따준 다음, 노즐을 45도 각도로 잘라준다.

그리고 실리콘 건에 끼우면 준비 완료!

 

처음부터 눈에 띄는 곳에 쏘면 실패할 경우 낭패이므로 가장 눈에 안 띄는 곳부터 쐈다.

창문의 하단과 벽 틈 사이부터 쐈는데, 캬- 재능발견! 처음부터 너무 예술로 쐈다.

 

물 뭍힌 손가락으로 슥- 그어주니 깔끔했고 손가락은 물티슈로 닦으면 끝이었다.

실리콘 작업 내내 내 뒤에는 물컵과 물티슈가 따라다녔음 ^^ 헤라는 고양이 갖고 놀라고 줬다.

 

이런 식으로 창문 몰딩과 벽이 만나는 틈, 문틈, 천장 몰딩 틈, 벽과 천장이 만나는 곳 등...

이음새란 이음새에는 바닥 빼고는 다 아크릴 실리콘으로 쏴준다.

 

 

실리콘 위에 젯소칠한 모습
벽 모서리에 실리콘 작업을 하고 위에 젯소칠을 한 모습. 깔끔하다

 

 

바닥은 장판 아래 혹은 굽도리 아래에 숨겨질 부분이므로 곰팡이 방지를 위한 바이오 실리콘으로 둘러줬다.

이제 실리콘 작업이 끝났다.

 

실리콘을 말린 다음 젯소칠 단계로 고고!

 

 

 

 


 

페인트 롤러 아이콘

페인트 칠하기

 

 

내 이보드는 페인트 전용 이보드기 때문에 다른 작업을 따로 해줄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내가 칠할 페인트의 색이 흰색에 가까우므로 짙은 회색의 이보드 위에 젯소를 발라 색을 은폐시켜줘야 한다.

그래야 페인트도 아끼고 페인트 부착력도 좋아진다.

 

젯소는 천장몰딩 칠할 때 썼던 노루표 순앤수 젯소를 사용했는데 500ml 쓰다 남은 게 있지만 1L짜리를 쿠팡에서 추가 구매했다. 노루표 순앤수 젯소를 사용한 이유는 사실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였는데 저VOC, 친환경 제품이고 냄새도 없어 꽤 만족스러웠다.

 

 

칠은 항상 먼저 붓으로 롤러가 닿지 않을 벽 가장자리와 창문 주변, 콘센트 주변, 바닥쪽을 칠해준 다음에 롤러로 칠해 준다.

 

 

이보드에 젯소칠 1회한 사진
이보드에 젯소칠 1회한 사진

 

이보드에 젯소칠을 1회 한 사진이다.

생각보다 은폐가 많이 되지 않았는데 2회를 칠해도 마찬가지였다.

 

걱정되서 또 검색을 해봤는데 젯소칠로 완전 은폐가 되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한다.

어느 리뷰에서 짙은 색의 문 위에 젯소칠을 하고 나처럼 완전 은폐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흰색 페인트가 잘 칠해지는 사진을 보고서야 안심을 했다.

 

 

 

놀랍게도 젯소는 페인트와 다르게 적은 양으로도 엄청 넓은 면적을 칠할 수 있었다.

1L와 500ml를 쓰다 남은 것으로 이보드에 바르고도 너~무 많이 남아서 페인트 부착력을 올려준다고 하니 다른 벽에도 칠해줬다. 그래도 남았다!

 

그리고 젯소를 칠하면서 또 느꼈는데 고양이 털은 없는 곳이 없다...

 

 

고양이털이 붙어있는 사진
벽에 붙어있는 고양이 털, 떼느라 짜증났다 ㅠㅠ

 

페인트칠을 하기 전에, 털이 날릴 수 있는 모든 것을 제거하기 바란다.

 

부직포 작업복을 오래 입어 너덜하다면 그것도 버리고 새것으로 구입하길 바란다.

왜냐면 내가 너덜한 것을 입고 페인트 칠을 했더니 부직포가 실처럼 나와서 페인트에 붙어버려서 엄청 고생했다...

그것도 핑크색 작업복이어서 부직포 실도 핑크색이었음. ㅋㅋㅋ

 

 

 

시작할 때 페인트칠을 만만히 봤다가 고생했다고 말했었는데, 페인트 칠을 들어가기 전에 이미 젯소칠에서 느꼈다.

롤러로 페인트 칠을 하는 건 상상 이상으로 칼로리를 소모하는 일이다. 정말 힘들어서 롤러질을 하는 동안 온몸이 땀으로 젖었다.

 

그리고 손에는 물집이 생기기 시작했다.

 

 

손바닥에 물집난 사진
덜 아프게 솜을 덧대고 목장갑을 꼈다 ㅠㅠ

 

 

내 섬유근육통이 겨울을 기준으로 악화됐던 원인이 셀프단열공사 때문인 것 같은데, 그중에서도 퍼티 작업과 롤러로 페인트 칠한 일이 섬유근육통 악화에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된다.

 

이 두 작업은 진짜 너무너무 힘들어서 온몸이 땀으로 젖었었고, 하면서도 생각했다. 살 많이 빠지겠다고...

 

실제로 단열공사를 끝내니 46kg이 돼있었다. 시작할 땐 통통하니 53kg 쯤 됐던 것 같다. 대략 7kg이 빠진 것이다.

심지어 힘이 드니 단 것이 먹고 싶어서 하루에 사탕을 1~2봉지씩 먹었는데도...!

 

 

 

바이오 생우유 캔디 사진
작업 내내 나와 함께 했던 바이오 생우유 캔디, 다이소에서 사면 저렴하다

 

 

 

그럼 이제 만만히 봤다가 죽을 뻔 했던 페인트칠로 넘어가 보자. ^^

 

 

페인트는 '던에드워드 슈프리마 벽면 전용 페인트 벨벳광' 제품으로 색상은 DEW325 Vanilla Shake를 선택했다.

방에 들어왔을때 아늑한 느낌을 갖고 싶어서 완전 흰색보다는 조금 따뜻한 화이트 계열로 골랐는데 실제로 받아보니 색상표의 바닐라 색이 아니었다.

 

 

 

던에드워드 페인트 화이트 계열 색상표
던에드워드 페인트 색상표 중 화이트 계열

 

 

 

바닐라 아이스크림 색을 예상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화이트에 딸기우유를 한 두방울 떨어뜨린 색이었다.

 

망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실제로 바르고 나니 딸기우유 같은 느낌은 하나도 없고 색상표의 바닐라 색과 흡사했다.

그래서 다행히도 내가 원하던 아늑하고 따뜻한 느낌이 조성됐다.

 

엄마는 내 방에 들어올 때마다 페인트 색상 잘 골랐다고 칭찬해주신다.

흰색 같지만 아늑하고 포근해서 내 방만 들어오면 침대에 눕고 싶다고 하시니 내가 원한대로 성공한 것 같다. 🤭

 

 

 

던에드워드 바닐라 쉐이크 페이트 오픈 사진
사진으로 보니 색상표와 비슷한데 실제로는 딸기우유 한방울 떨어뜨린 흰색과 흡사하다

 

 

 

 

그리고 페인트와 함께 구입한 것이 있으니, 바로 인슐레드다.

 

인슐레드는 원래 우주선의 난방을 위해 만들어진 제품이으로 페인트에 인슐레드 분말을 잘 섞어서 칠해주는 것만으로도 냉난방 비용이 20% 이상 절감이 된다고 한다.

 

 

인슐레드
페인트 단열재인 인슐레드 분말

 

 

인슐레드는 분말이다 보니 페인트에 섞어서 칠하면 분말 때문에 촉감이 부드럽지가 않고 거칠다.

그래서 결로가 있는 베란다쪽이나 내부 콘크리트 벽에 주로 칠하고 방에는 잘 쓰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내 방은 외벽과 맞닿아 있고, 창문을 열면 바로 콘크리트 도로가 나온다.

여름이 되면 바깥의 뜨거운 공기와 콘크리트 열기가 외벽에서 내방으로 그대로 전해져 오고, 겨울이 되면 바깥의 차가운 공기가 그대로 전해져서 내 방은 여름이나 겨울이나 죽어나는 환경이었다.

 

여름에는 쪄죽고 겨울에는 난방 텐트를 치고 자고 일어나면 텐트에 결로현상으로 물방울이 맺혀 물이 주르륵 흐르곤 했다. 무슨 야외에서 자는 것고 아니고...

 

그래서 무조건 단열, 최저비용으로 어떻게든 단열을 해결하기 위해 시작한 공사다.

페인트에 섞어 쓰기만 하면 단열효과가 확 올라간다는데 벽이 좀 거칠하다고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인슐레드 성능
인슐레드의 단열성능 및 결로방지 효과

 

 

 

페인트 4L, 인슐레드도 페인트 4L 분량으로 구입했는데 결국 페인트는 약간 모자랐고, 인슐레드는 1L 분량이 남았다.

그냥 4L씩 샀으면 저렴하게 구입했을텐데 난 또 2L씩 두 번 사서 비용을 늘림;;

 

 

 

 

 

먼저 페인트와 인슐레드를 잘 섞어서 벽면에 2회씩 칠해줬다.

그리고 벽의 촉감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이 위에 페인트만 따로 1회 칠해줬는데 페인트가 살짝 모자라서 벽 3면만 바르고 1면은 바르지 못했다.

 

즉, 현재 3면은 '인슐레드가 섞인 페인트 2회 도장 + 페인트만 1회'고 1면은 '인슐레드가 섞인 페인트만 2회 도장'인 상태다. 

 

촉감을 비교하자면 확실히 위에 페인트 1번을 덧바르고 안바르고의 차이가 좀 있다.

손으로 만지면 차이가 느껴질 정도고 발로 만지만 별 차이를 못느낄 정도? 

 

인슐레드 위에 아무것도 안바르는게 기능적으로는 가장 좋지만, 실내 벽이다 보니 좀 부드럽게 하기 위해 1회 정도만 발라주길 잘한 것 같다.

 

 

 

인슐레드 1리터용
인슐레드 가루. 페인트 1L 용으로 소분해서 판매한다

 

 

그런데 인슐레드 위에 페인트 1회 칠해준 것과 아닌 것의 차이는 촉감보다는 시각적인 면이 더 눈에 띈다.

 

칠하기 전엔 생각도 못했는데 인슐레드 분말이 섞인 페인트를 칠하니 결이 나타났다.

글로는 잘 이해가 안될텐데, 극세사 이불을 손으로 쓸면 손이 지나간 대로 털이 누워 결이 생기는 것과 비슷하다.

 

인슐레드가 섞인 페인트를 뿌려주는게 아니라 롤러로 칠해주는 것이다 보니 페인트칠만 할 때와는 다르게 결이 남았다.

최대한 고르게 칠해주려고 노력했음에도 롤러가 지나간 자리에는 인슐레드의 결이 남았고 이 결은 보는 각도에 따라 보이기도 하고 안보이기도 한다.

 

이 위에 페인트만 따로 1회 칠해준 벽은 각도를 요리조리 봐도 결이 잘 보이지 않는 반면, 페인트를 못 칠해준 1면은 각도에 따라 결이 잘 보인다.

 

하지만 아직 아무도 내 방에서 유심히 벽을 보진 않는지 벽의 촉감이라던지, 인슐레드의 결을 지적하는 사람이 없었다.

유심히 보는 나 외에는 다른 사람들 눈에 띌 정도는 아닌가 보다.

 

 

 

인슐레드와 페인트를 섞는 사진
 페인트에 인슐레드를 넣고 쉨잇 쉨잇 섞어준다

 

페인트에 인슐레드 가루를 섞을 때 사용하려고 핸디코트 통을 버리지 않고 깨끗이 씻어뒀다.

핸디코트 통에 페인트 2L 와 페인트 2L 용량의 인슐레드 분말을 넣고 우드스틱으로 쉨잇 쉨잇 잘 섞어준다.

집에서 나무 주걱 같은 거 버릴 생각이 아니라면 우드스틱 저렴하니까 구입해두면 유용하다.

 

 

봉지를 씌운 페인트 트레이에 인슐레드를 섞은 페인트를 적당량 붓고, 역시 먼저 붓으로 벽의 가장자리를 칠해준 다음 롤러로 넓은 부위를 칠해주면 된다.

 

참, 젯소칠이나 페인트칠을 하기 전에 묻으면 안 될 곳에 항상 마스킹 테이프를 먼저 발라두는 것을 잊지 말자.

 

 

 

인슐레드를 섞은 페인트를 칠해준 벽
인슐레드를 섞은 페인트를 칠해준 벽

 

결이 보이게 찍어보려고 한 건데 잘 보이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보면 결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포토샵에서 레벨을 조절해서 결이 최대한 잘 보이게 수정해봤다.

 

 

 

사진을 반전시켜 결이 잘보이게 했다
실제로는 이런 식으로 결이 있다 (같은 사진)

 

롤러를 칠해준 대로 인슐레드의 결이 보인다. 

위에서 말했다시피 이렇게 잘 보이진 않고 빛의 각도에 따라 보였다 안보였다 하는데 신경 쓰지 않으면 잘 모른다.

 

이 위에 페인트만 따로 1회 더 도장해주면 결은 거의 가려지므로 인슐레드를 섞은 페인트를 바를 생각이라면 나처럼 페인트만 1회 더 도장해주는 것을 추천한다.

결이 잘 보이지 않을뿐더러 촉감도 부드러워지니까.

 

 

벽의 페인트칠이 끝나면 마지막으로 천장의 몰딩을 화이트로 칠해줌으로써 나의 셀프 단열공사가 마무리됐다.

끝났다!!!! 냐하하하하하

 

 

페인트 겉은 빨리 마르지만 속까지 마르는 데는 한 달 정도 걸린다고 한다.

그래서 하루 말린 다음에 가구를 조심히 들여서 벽에서 약간씩 띄워 배치를 했다.

굽도리는 벽에 붙여야 하므로 완전히 건조된 한달 뒤에 붙이기로 했으나, 가구 들여내기 귀찮아서 9개월이 지난 아직도 안 했다... ㅋㅋㅋ

 

 

 

 


 

좋아요 아이콘

마무으리

 

 

모든 곳을 단열을 위해 손을 봤건만 정작 창문 샤시를 교체하지 못했다.

샤시비용이 비싸기도 하고, 우리집도 아닌데... ^^;;

 

그렇다고 단열 공사를 다하고 외풍이 슝슝~ 들어오는 낡은 창문을 그냥 놔둘 순 없었다.

그래서 창문의 외풍을 막아주는 제품을 구입해서 설치했다.

 

찾아보니 꼬꼬미 창문 틈막이라는 좋은 제품이 있길래 창문 사방에 붙일 연질틈막이 H와 W, 창문 풍지판, 방충망 풍지판, 물구멍 방충망까지 창문 풀세트로 사서 죄다 설치했다.

 

효과는...? 외풍이 엄청나게 줄어들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물 없이 붙이는 6중 단열 뽁뽁이 에어캡을 사서 창문 유리에 붙여줬다.

 

창문 근처에 있으면 찬 기운이 확 느껴졌었는데 이 두 가지 제품을 설치해주니 창문 옆에 있어도 안 춥다.

그래서 내 책상을 창문 옆에 바로 배치하고 창문 옆에 컴퓨터와 의자를 뒀음 ^^

 

 

창문 바로 옆에 배치된 책상과 의자

 

 

모든 작업을 끝내니 12월 중순이었다. 

겨울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샤오미 온습도계 사진
12월에 올린 샤오미 온습도계 리뷰 사진 중

https://doitbaby.tistory.com/29

 

샤오미 초정밀 E-ink 온습도계(MHO-C201)

샤오미의 초정밀 E-Ink 온습도계를 구입했습니다. 커다란 가습기가 자리차지하는 게 싫어서 안방으로 방출해버렸더니 영 코가 킁킁한 것이, 습도체크를 해야겠더라구요. 게다가 단열 공사 이후로 온도체크도 못해..

doitbaby.tistory.com

 

12월 31일에 올렸던 샤오미 온습도계 리뷰에 잘 나와있듯이 한 겨울 내 방 온도는 23~25도 사이로 유지됐다.

 

춥다고 내방엔 들어오지 않던 엄마는 들어오실 때마다 "어떻게 이렇게 변하지~"라며 한참을 신기해하고 나가시곤 했다.

그동안 대충 빨리 마무리하라고 해서 미안하다고도 하셨다. ㅋㅋㅋ

 

내 따수미 난방 텐트는 안방의 아빠에게 드렸다. 

심지어 전기장판도 거의 키지 않고 겨울을 났다.

 

뭔가를 해내고 싶어서 시작한 것치곤 너무 거창했던 단열공사인데, 하고 나서 후유증도 제대로 앓고 섬유근육통이 더 심해진 것 같기도 하지만... 겨울을 나는 내내 따뜻해서 내가 살 것 같았다. 

 

텐트가 없이도 따뜻한 침대에 누워 책 읽고 음악 듣고, 창문 옆 책상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방한복이 아닌 잠옷 입고 컴퓨터 하는 게 가능했다.

남들에겐 어쩌면 당연한 건데, 내 방은 단열공사를 얼마나 개판으로 했으면 그동안 그렇게나 추웠던 걸까.

 

단열이 잘되니 여름도 바깥의 열기가 덜 들어와 한결 덜 더웠다.

올여름이 작년보다 덜 덥긴 했지만, 그래도 덜 더웠고 에어컨으로 차게 식힌 방 공기의 유지도 오래갔다.

 

 

 

곰팡이가 피던 자리가 깨끗해진 사진
곰팡이가 피기 시작해서 번지던 외벽 가장자리

 

곰팡이가 시작돼서 자리는 페인트 칠한 그대로 겨울에도 여름인 지금도 깨끗하다.

 

대신 안쪽 창문의 실리콘에 곰팡이가 조금씩 핀다. 

방에는 결로 현상이 생기지 않아 곰팡이가 피지 않는데 창문이 낡아 조금씩 찬 공기가 유입되다 보니 결로 현상이 생겨서 그런 것 같다. 

겉 창문에는 안 생겨서 다행이긴 한데, 찝찝하니까 겨울이 오기 전에 유리창 실리콘을 떼주고 바이오 실리콘으로 다시 쏴줄 예정이다. 

 

 

 

아, 마지막으로 셀프 단열공사의 커다란 단점을 하나 말하고 싶다.

 

퍼티 작업이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 힘들었다고 자꾸 누누이 말하는데, 벽면 크랙과 못 자국을 다 막고 전체를 펴 바르고 사포질 하고... 이 과정을 내 손으로 했다 보니...

 

벽에 못을 못박고 있다 🤣

 

내방 사진 2
벽이 휑하다 ㅋㅋㅋ

 

원래는 벽에 액자도 있었고 선반도 있었는데 지금은 벽이 휑하다.

내가 어떻게 공사를 했는데 여기에 구멍을... ㅠㅠ 부들부들... 

 

아직은 손 떨려서 못질을 못 한다는 게 큰 단점이다. 그 외엔 장점뿐이다. ^^

 

 

 

 

* 비용 정리

 

- 한신 바이오 실리콘 1개 : 4,000원

- 시카 수용성 아크릴 실란트 AS-100 2개 : 4,000원

- 다이소 물티슈 2개 : 2,000원 

- 순앤수 수용성 다용도 프라이머 젯소 1L : 11,690원

- 던에드워드 슈프리마 벽면 전용 페인트 벨벳광 1L 4개 : 96,000원 (그냥 4L로 사면 72,500원으로 저렴하다)

- 인슐레드 1L 용량 4개 : 36,000원 (1개 남음)

- 꼬꼬미 외풍차단 세트 : 33,400원

- 굽도리 : 14,000원 (안 씀)

- 물 없이 붙이는 6중 단열 뽁뽁이 : 18,900원

 

 

* 비용 제외

 

- 실리콘 건 (소유)

- 페인트 붓 등 페인트 재료는 앞에서 쓰던 거 그대로 (소유)

- 천장 몰딩에 칠한 흰색 페인트 (소유)

- 방진마스크 (소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