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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이야기/일상적인 이야기

컴퓨터가 무한부팅에 걸렸다

 

평소처럼 포스팅을 하기 위해 컴퓨터를 켰는데 이게 웬걸, 팬이 도는 소리가 잠시 나더니 꺼진다.

그리고 다시 팬이 돌다가 꺼지기를 반복하는 것이었다.

비프음도 없이 그저 2초마다 재부팅하는 무한부팅에 걸렸다.

 

'귀찮지만 뭐, 고쳐지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십자드라이버를 가져와서 본체를 뜯었다.

먼지 때문일거라며 오랜만에 청소를 싹 해주기로 했다.

 

아무래도 난 공대를 갔었어야 했나 보다. 컴퓨터를 분해하고 조립하는 게 참 재밌다.

그래픽카드도 팬을 분리해서 싹싹 청소해주고, CPU도 쿨러를 깨끗하게 청소하고 써멀구리스를 다시 예쁘게 발라줬다.

케이스의 팬과 먼지망까지 청소해준 다음 재조립을 하고 기대하며 전원을 넣었으나...... 아...

똑같이 팬이 돌다 말고 재부팅되길 반복한다 ㅠㅠ

 

무슨 자신감으로 다 조립해버렸을까...

이제부터는 재미도 없고 다 귀찮다. 

 

 

메인보드 누드테스트 사진
누드테스트를 위해 메인보드를 들어냈다. (보노보노 독서대 위에 올렸다ㅋ)

 

누드테스트를 하려고 메인보드를 뜯어냈다.

먼저 거실에서 쓰던 세컨 컴퓨터에서 파워를 뜯어와서 교체해봤다. 역시 같은 증상이다.

램 3개를 지우개질 한 다음, 하나씩 꽂아보고 슬롯도 돌아가며 꽂아봤지만 역시 같은 증상이다.

그래픽카드도 떼내고 부팅해보고, 지우개질 하고 다시 꽂아 부팅해봐도 마찬가지.

메인보드의 수은전지도 교체했다. 그래도 같은 증상이다.

이제 신경질 난다 ㅜㅜ

 

검색해보니 하드웨어쇼트일지도 모른다고 케이블 전부 분리하고 메인보드만 30분쯤 놔둬보라고 한다.

그래서 그대로 메인보드만 놔둔 다음에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배스킨라빈스에서 쿼터를 주문했다.

내 스트레스를 달랠 수 있는 건 아이스크림 뿐이다. 

 

1시간쯤 메인보드를 놔두는 동안 쿼터 1통을 다 먹었다. 칼로리 어쩔... 

그리고 다시 누드테스트. 결과는 똥망! 

 

마지막으로 CPU를 열어봤다. 설마 멀쩡하던 핀이 휘었나?

열어보다가 써멀구리스가 핀에 묻었다. 아이씨 ㅠㅠㅠㅠ

알코올 솜과 면봉을 동원해서 핀에 뭍은 걸 최대한 닦아냈으나 바닥에 묻은 게 보인다. 메인보드 AS 보낼 생각이었는데 망한 것 같다.

 

이게 어제 하루종일 한 짓이다.

그리고 오랜 시간 쪼그려 앉아서 같은 자세를 유지한 데다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이유로 오늘 섬유근육통이 날 괴롭혔다.

진통제와 케토톱 빨로 버티며 일기같은 이런 글을 쓰고 있다. 에휴.

 

 

CPU소켓 덮개 씌운 메인보드 사진
CPU소켓 덮개를 씌움으로써 메인보드 AS 보낼 준비 끝

 

조금 전 메인보드 AS보낼 준비를 마쳤다.

메인보드 AS 보내려면 CPU도 제거해야 하니 발랐던 써멀구리스를 깨끗하게 닦아내고 핀이 휘지 않도록 조심조심 CPU를 떼냈다. 

그리고 CPU소켓 덮개를 덮어주고 끝! 

 

 

이제 내 컴퓨터에서 하드를 떼내서 세컨 컴에 연결해주고 부팅한 다음, 에즈윈 홈페이지에서 AS신청서를 다운 받아 증상을 적고 출력했다.

메인보드 박스에 넣음으로써 메인보드 AS 보낼 준비 완료. 

내일 택배 보내고 AS기사에게서 전화오기만 기다리면 된다.

 

이랬는데 전화와서는 "메인보드 이상 없는데요?"라고 하면 나 진짜 뛰어내릴 거야 ㅠㅠ

부디 수리비가 저렴한 곳이 고장났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