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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고양이😺 19마리

몽이 복막염 투병기 - 신약 (GS441524) 투여 14회차, 몸무게는 엄청 늘었지만...

어제로 몽이가 복막염 신약 GS441524를 투여한 지 정확히 2주가 됐습니다.

투여 일주일째까지만 해도 생각만큼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아서 걱정했었는데 일주일이 넘어가자 거짓말처럼 효과가 나타났어요.

엄청난 식욕과 활발함, 너무 발랄하다 못해 말썽꾸러기라 생각들만큼 몽이는 캣초딩 그 자체였습니다.

 

GS441524를 투여한지 2주가 됐으니 다시 동물병원을 방문하는 날이 됐고, 이번에는 정말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몸무게가 분명 많이 늘었을 거라고, 단백질 수치가 좋아졌을 거라고 그렇게 자신하며 병원으로 갔죠.

 

 

그렇게 몽이는 저울에 올라갔고 몸무게는... 짜잔!

 

몽이 몸무게표 사진
드디어 몽이의 몸무게가 많이 늘었다

 

1.42kg → 1.7kg 으로 300g 가까이 살이 쪘습니다. 지난날들의 몸무게 변화를 보면 정말 대단한 변화예요.

그렇게 많이 먹었으니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하면서도 어찌나 뿌듯하던지... ㅠㅠ

 

수의사 선생님도 만족하시면서 몽이가 발랄하고 잘 먹고 살도 쪄서 예후가 너무 좋다면서 이제 다음 주 까지만 맞고 주사를 끊고 지켜봐도 될 것 같다며 일단 혈액검사를 해서 단백질 수치를 보자고 하셨습니다.

 

10분가량을 기다리면서 몽이와 노는데 절로 웃음이 났어요. 몽이가 대견해서 만져주니 내 손에 얼굴을 파묻고 이 순간을 음미하듯 즐기는 몽이의 표정이 정말 예뻤습니다.

 

 


 

 

그리고 10분 후... 절 호출하신 수의사 선생님의 표정은 굳어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몽이의 단백질 수치는 지난번의 0.5 에서 더 내려간 0.4...  위험수치였습니다.

몽이 복막염 A/G수치표
ALB/GL 수치가 0.4로 떨어졌다

 

선생님은 일반인인 제가 알아듣기 쉽도록 설명해주셨는데 좋은 단백질과 나쁜 단백질이 있다고, 그런데 좋은 단백질이 감소하고 나쁜 단백질이 늘어나서 그렇다고 하셨습니다.

 

전 이해가 안됐어요. 몽이가 저렇게 잘 먹고 잘 뛰어노는데 단백질 비율이 저렇다는 것이... 

제가 더 뭘 해야하냐고 물어보자 수의사 선생님은 난감한 듯한 표정으로 이건 간에서 결정되는 거라 제가 할 수 있는 건 따로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럼 간 영양제를 먹여볼까요? 라고 여쭙자 그래도 선생님은 소용없을 거란 표정으로 간 영양제가 크게 도움이 되진 않을 거라고 하셨어요. 그래도 지어 먹이고 싶어서 선생님께 일주일치를 지어달라고 했습니다.

 

 


 

대기석에서 기다리는 제 표정은 앞 전의 혈액검사를 기다릴 때와는 완전 반대가 돼있었습니다.

전혀 다른 사람이 돼있었죠. 몽이를 쓰다듬으면서 내가 뭘 더 어떻게 해주면 좋겠니...라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제가 너무 울상이었던지 수의사 선생님께서 진찰실에서 나와서 너무 걱정하지 말라며 위로를 해주셨어요.

몽이는 신약 GS441524를 2주간 맞았을 뿐이고, 짧아도 3주에서 길게는 8주까지도 맞는 아이들이 있다면서 말이죠.

 

신약 GS441524를 맞아도 30%의 아이는 효과를 보지 못하고 복막염으로 사망한다고 하셨습니다. 

그 말에 덜컥 겁이 나서 어떻게 죽냐고 물어보니 일반 복막염처럼 못 먹어서 죽는다고 하셨어요.

그 말에 "우리 몽이는 엄청 잘 먹으니까 괜찮겠죠?"라고 여쭤보니 선생님께서도 몽이는 비록 단백질 수치는 낮지만 예후가 좋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고, 일주일 후에 다시 검사해보자며 토닥여주셨습니다.

 

약을 받아 들고 몽이가 든 이동가방을 차에 실었는데 몽이가 위로해주듯이 냐엉~하고 울더라고요.

평소에는 찡찡거리기만 했는데 냐엉~이라니 ㅋㅋ 

그렇게 한번 웃고 시동을 걸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이동가방 입구를 박박 긁으며 어찌나 나가고 싶어 하던지. 

그래, 여기가 너희 집이지 싶었어요. 몽이가 우리 집에 온 지 2달이 좀 넘은 것 같은데 그동안 완벽한 우리 식구가 되어 있었습니다.

 


 

 

동물병원에서 풀이 죽을 대로 죽었었기에 집에 와서 몽이를 보고 다시 힘을 냈습니다.

그리고 약을 구해주시는 분께 연락드려서 세 번째 약병을 주문했습니다.

 

그분께 몽이 상태에 대해 말씀드리니 GS441524 임상실험 결과에 대해 쓰신 포스팅을 보여주셨는데요.

그 임상실험에 대한 글의 내용인즉슨, 복막염 신약 GS441524를 투여할 시에 혈액검사를 4주 후에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임상실험에서 26마리의 고양이에게 신약 GS441524를 투여한 결과, 투여한 다음부터 선생님이 말씀한 안 좋은 단백질이라는 글로불린의 수치가 점점 상승하며 3주째에 정점을 찍고는 그다음부터 떨어지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임상실험 결과대로라면 신약 GS441524 2주 차인 몽이가 절망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에요. 

아니, 오히려 임상 실험대로 정상적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또한 다음 주에도 단백질 수치가 안 좋을 것이라는 뜻이기도 하죠...

 

혹시 몰라서 이 임상실험 내용을 프린트해서 병원에 가져가서 선생님께 보여드릴까 봐요.

본인의 영역을 침범한 듯해서 기분 나쁘시려나.. ㅠㅠ  이 부분은 고민을 좀 해봐야겠습니다.

 

어쨌든, 몽이의 단백질 수치로 걱정을 너무 하지 않아도 된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다음 주에도 단백질 수치가 낮더라도 실망하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기왕이면 높았으면 좋겠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