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런 저런 감상들/영화ㆍ드라마

연쇄살인마의 심리를 파헤치는 미드, 마인드 헌터(MINDHUNTER)

 

넷플릭스 드라마 마인드헌터 포스터
넷플릭스 드라마 <마인드헌터(MINDHUNTER)>

 

2017년 최고의 기대작이었던 마인드 헌터 시즌1, 이 드라마를 얼마 전에서야 봤습니다.

유명한 미드를 늦게 봤을 때의 즐거움은 시즌2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죠.

그래서 시즌2까지 쉬지 않고 연달아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인드헌터는 드라마 시작단계에서 이미 시즌5까지 제작을 하기로 하고 큰 밑그림을 그려나가고 있었는데요.

그것이 매 시즌 오프닝에 등장하는 BTK킬러, 데니스 레이더의 영상입니다.

 

BTK킬러인 데니스 레이더는 실존인물입니다.

또한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모든 연쇄살인마들이 실존인물이며 연쇄살인범을 연기한 배우들은 실존인물과 흡사하게 분장을 해서 등장합니다. 실존인물 사진과 비교해보면 본인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싱크로율이 높답니다. 친인척관계가 아닐까 의심될 정도로요

 

 

에드먼드 켐퍼 드라마역과 실제 사진
시즌1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에드먼드 켐퍼 (좌 드라마역 / 우 실존인물)

 

이렇게 많은 살인마가 등장하는 마인드 헌터는 수사물과는 다르게 프로파일링의 시초를 그리고 있습니다.

 

1970년대 미국에 연쇄살인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될 때, FBI 내부에 연쇄살인마들의 심리를 은밀히 연구하는 과학연구부서가 만들어집니다.

이 부서의 요원들은 전국의 교도소를 찾아다니면서 잔혹한 살인을 저지른 연쇄살인마들을 면담하며 그들의 심리를 체계적으로 파고들어 연구를 축적해나갑니다. 그리고 그 연구를 바탕으로 실제 범인을 검거하는 데 성공하죠.

 

연쇄살인마들의 실존인물이 등장한다고 했을 때 눈치채셨겠지만 마인드헌터는 실존인물인 원조 프로파일러이자 FBI요원인 존 더글라스의 <마인드 헌터>라는 회고록을 기반으로 제작된 논픽션 드라마입니다. 

 

드라마 마인드헌터의 주인공인 '홀든 포드'는 존 더글라스를 모델로 했으며 그의 파트너인 '빌 텐치'는 FBI 요원이자 '연쇄살인범(Serial Killer)'이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생각해낸 로버트 레슬러를 모델로 했고요. 애나 토브가 연기한 '웬디 카'는 연쇄살인범 및 강간범 등의 범죄 피해자들의 심리를 연구했던 앤 버제스 박사를 모델로 했습니다.

 

 

에드먼드 켐퍼를 면담하는 존 더글라스와 로버트 레슬러 실제사진
에드먼드 켐퍼를 면담하는 존 더글라스와 로버트 레슬러

 

일반적인 수사물처럼 잔혹한 살인이 펼쳐지고 단어를 찾아 수사해가는 과정을 그리는 드라마가 아닙니다.

어떻게 프로파일링이 시작되었나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FBI 요원 홀든과 빌이 상관 몰래 살인범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웬디 박사에게 조언을 듣다가 웬디 박사 역시 팀에 합류하게 됩니다. 그러다 정식으로 지원받으며 부서를 차리고 본격적으로 연쇄살인범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죠.

 

이 드라마에서 잔혹한 범죄에서 나오는 스릴을 찾는다면 그런 장면은 없습니다. 

오히려 잔잔하고 덤덤히 이야기하는 연쇄살인마들의 입에서 슬금슬금 벌레가 몸을 기어오르는 듯한 소름과 잔혹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드라마 찰리 맨슨 역과 실제 찰리 맨슨 사진
소름이 돋을만큼 비슷한 드라마 찰리 맨슨 역과 실제 찰리 맨슨

 

그렇습니다. 이 드라마는 잔잔합니다. 하지만 그 잔잔함 속으로 삼켜지듯 몰입하게 되는 드라마입니다.

 

마인드헌터는 연쇄살인마들의 이야기와 프로파일링이 시작되는 계기 뿐만 아니라 신참 요원인 홀든이 성장하는 과정, 레즈비언인 웬디 박사의 이야기, 그리고 홀든의 파트너 빌의 입양아들을 통해 사이코패스의 성장과정 또한 그리고 있습니다.

 

시즌1은 프로파일링의 시작과 발전을 그리고 있고 시즌2에서는 실존 사건인 아틀랜타 아동 연쇄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오프닝에 계속해서 등장하는 BTK살인마는 시즌 몇에서 등장할지는 아직 모르지만 마지막 시즌에서 홀든과 극적인 한판을 붙지 않을까하고 예상해봅니다. 

 

 

이제 수사물은 질리셨다면 뻔하지 않은 논픽션 드라마 <마인드 헌터>를 보시는 건 어떨까요?

초반의 잔잔함을 넘어서면 아주 재밌을 겁니다. 강추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