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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감상들/영화ㆍ드라마

최고의 미드《브레이킹 배드》를 다시 정주행하다

 

일주일 전, 넷플릭스에 《브레이킹 배드 무비: 엘 카미노》가 올라왔습니다.

 

《브레이킹 배드 무비: 엘 카미노》는 미드 《브레이킹 배드》의 뒷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입니다.

마지막 시즌5에서 월터가 제시를 구해낸 그 후의 제시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브레이킹 배드 무비: 엘 카미노》를 보기 시작했는데 문득 기억에 공백이 생겨서 멈추고 다시 《브레이킹 배드》를 시즌1부터 시즌5까지 정주행 했습니다.

다시 정주행 해도 너무 재밌고 중독성이 강해서 읽던 책도 제쳐놓고 《브레이킹 배드》만 보고 있었답니다.

 

 

브레이킹 배드 시즌2 포스터
《브레이킹 배드》 시즌2 포스터 ⓒAMC

 

《브레이킹 배드》는 2008년에 시즌1을 시작으로 2013년에 시즌 5로 막을 내렸는데요.

그동안에 수많은 기록을 세웠습니다.

역대 최고의 미드를 꼽는 자리에 수없이 1위를 하고, 2014년에는 역대 최고로 높은 평가를 받은 TV 시리즈로 기네스북에 등재됐습니다.

 

주인공 월터 화이트를 연기한 브라이언 크랜스턴은 3 연속 에미상 남우 주연상을 수상했고, 제시 핑크맨을 연기한 에런 폴 역시 에미상 남우 조연상을 3회나 수상했습니다. 연기력은 믿고 보셔도 됩니다.

실제로 제시 핑크맨은 시즌1에서 죽고 하차할 예정이었으나 에런 폴의 연기력에 감동받은 각본가가 캐릭터를 살려두기로 결정했다니까요. ^^

 

 

고등학교 화학 선생님인 월터 화이트
고등학교 화학 선생님인 월터 화이트 ⓒAMC

 

《브레이킹 배드》의 기본 스토리는 이러합니다.

고등학교 화학 선생님인 월터 화이트는 인생을 착하게만, 때론 투잡으로 일하는 세차장에서 불합리한 대우에도 한마디 못할 만큼 순하게 살아왔습니다.

 

그에겐 딸을 임신한 아내와 뇌성마비를 앓는 고등학생 아들이 있는데요.

벌이가 시원찮아 전기세는 밀리고, 아내 스카일러는 벼룩시장에서 가져온 물건을 내다 팔고 월터는 세차장에서 투잡까지 뛰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월터는 폐암 3기라는 진단을 받게 되고 가족에겐 비밀로 하죠.

 

 

 

 

어느 날 DEA(마약단속국)에서 근무하는 자신의 동서를 따라서 마약 제조현장을 급습하는 현장을 보러 갑니다.

그리고 저질 마약을 만들어도 돈을 엄청나게 번다는 것을 알게 되죠.

한편 마약 제조현장에서 몰래 도망가는 자신의 옛 제자, 제시 핑크맨을 보게 됩니다.

 

월터는 남은 인생 몇 개월을 마약을 제조해서 자신이 죽은 후에 가족들이 쓸 자금을 마련하기로 마음먹고 제시 핑크맨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티격태격 우여곡절 끝에 마약인 메스암페타민을 만들게 됩니다.

 

 

메스암페타민을 만드는 월터와 제시
메스암페타민을 만드는 월터와 제시 ⓒAMC

 

여기까지 과정은 정말 월터나 제시나 어리버리하고 찌질합니다.

하지만 제목인 'Breaking Bad(막나가다)'처럼 월터는 대담하고 카리스마 있는 인물로 변해가죠.

찌질한 양아치였던 제시도 저질 마약 제조업자에서 월터급의 최고 수준의 마약을 제조할 수 있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살인도 하고 시체유기도 하고, 폭탄도 터트리고...

폐암 진단을 받기 전의 월터라면 얘기만 들어도 소스라칠 일들을 월터는 해나갑니다.

 

처음에는 오직 자신의 가족에게 필요한 돈 약 77만 달러, 원화로 9억 가량의 돈을 벌기 위해서 시작하지만 점차 월터는 돈을 끝없이 욕심내고 그 바닥에서 자신이 일인자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게 됩니다.

그렇게 소시민으로 무시받으며 살던 월터는 점점 마약계의 일인자 하이젠버그로서의 삶에 도취하게 되죠.

 

시즌 5의 카리스마 넘치는 월터 화이트
시즌 5의 월터 화이트. 찌질함은 카리스마로 변했다 ⓒAMC

 

 

반면 제시는 마음이 여려 살인을 하고 죄책감에 시달리거나, 아이가 관련되면 불물을 가리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다른 구역의 마약 판매상이 아이를 부려서 자신의 친구를 살해했지만, 제시는 그 아이에게 죄를 묻지 않고 아이를 이용하는 마약판매상에게 죄를 묻습니다.

나중에 마약판매상이 그 아이를 죽였다는 걸 알자 제시는 그들을 죽이러 가죠. 월터가 먼저 죽여버리지만.

 

마약 제조상인 제시에게 이런 말은 어울리지 않지만 도덕심이랄까, 양심의 가책은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월터는 자신의 가족과 제시를 제외하고 자신의 길을 막거나 이용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잔인해집니다.

 

《브레이킹 배드》는 두 주인공의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지만, 월터가 자신의 동서가 지휘하는 마약단속국을 어떻게 피해 가는지를 지켜보는 재미가 큽니다. 살아날 궁리가 안 보일 때 어떻게든 살아나거든요.

 

시즌1의 초반은 조금 잔잔할 수 있고 찌질한 둘의 모습에 재미를 못 느낄 수도 있지만, 몇 편만 보다 보면 마약에 중독되듯 《브레이킹 배드》에 중독될 것입니다. 정말 너무너무 재밌거든요!

 

이제 《브레이킹 배드 무비: 엘 카미노》를 보러 가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