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의. 이 포스팅에는 브레이킹 배드 엔딩과 영화에 대한 스포가 왕왕 있습니다.
브레이킹 배드의 제시 핑크맨이 돌아왔습니다!
얼마 전 영화 《브레이킹 배드 무비 : 엘 카미노》가 넷플릭스에 올라왔죠.
이걸 보려고 가물가물한 《브레이킹 배드》 를 다시 정주행 했습니다.
시즌 5만 봐도 되지만 다시 봐도 재밌으니깐요!
먼저 《브레이킹 배드 무비 : 엘 카미노》 예고편을 먼저 보시죠!
영화는 《브레이킹 배드》의 마이크와 제시의 대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마이크와 제시는 강물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다 제시는 마약 제조에서 손을 떼기로 결심하고 마이크에게 물어보죠.
"만약 제 입장이라면, 어디로 가시겠어요?"
"내가 네 나이에 새출발을 한다면 알래스카로 가겠어. 거기선 어떤 모습으로든 살 수 있지."
그리고 《브레이킹 배드》의 시즌5 엔딩에서의 제시로 그대로 이어집니다.
거지몰골의 제시가 차를 운전하면서 악에 받친 소리를 지르는 장면으로요.
《브레이킹 배드》 엔딩이 가물가물 하신 분을 위해 잠시 떠올려볼까요?
제시는 행크에게 협조해서 월터를 잡을 덫을 놨고, 월터는 그 덫에 걸려 돈을 묻은 장소로 달려갑니다.
덫에 걸렸음을 안 월터는 토드의 삼촌인 잭 일당에게 자신의 GPS 위치를 알려주지만 제시와 행크가 나타나자 마음을 돌리고 잭 일당에게 오지 말라고 합니다.
하지만 잭 일당은 월터가 체포된 순간 나타나서 행크와 총격전을 벌이고 월터의 애원에도 불구하고 행크를 죽입니다.
그리고 제시가 경찰에게 어디까지 불었는지 알아내기 위해 끌고 가버립니다. 월터의 돈도 함께 가져가고요.
잭 일당에게 끌려간 제시는 짐승처럼 콘크리트 우리에 갇혀서 맞고 또 맞습니다.
그리고 손 발에 수갑을 찬 채로 다시 메스암페타민을 만드는 노예생활을 하게 됩니다.
월터는 행크의 복수를 하기 위해 자동차 뒷 트렁크에 자동 기관총을 설치하고 잭 일당을 찾아갑니다.
잭이 월터를 죽이려던 순간, 월터는 제시를 죽이기로 해놓고 왜 동업을 하고 있냐며 큰소리를 치죠.
그러자 잭은 손 발에 수갑을 차고 거지 몰골을 한 제시를 끌고 나와 이게 동업으로 보이냐고 합니다.
월터는 제시를 살펴보고는 제시를 넘어뜨리고 보호하며 트렁크의 기관총을 작동시킵니다.
잭과 토드를 제외한 모두가 총에 맞아 죽고, 토드는 울분에 찬 제시가 수갑으로 목을 졸라 죽입니다.
총에 맞은 잭은 월터에게 뺏어간 돈의 위치를 빌미로 목숨을 구하려고 하지만 월터는 듣지도 않고 방아쇠를 당겨 죽입니다. 월터는 돈 때문이 아니라 행크 때문에 복수를 하려고 왔으니까요.
수갑을 푼 제시는 이제 월터가 자신을 죽일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월터가 총을 건네고 자신을 쏘라고 합니다.
제시는 총을 겨누지만 자신을 보호하다 총에 맞아 피를 흘리는 월터를 보고는 차마 죽이지 못합니다.
밖으로 나온 둘은 서로를 쳐다보고...
월터가 인사로 고개를 끄덕이자 제시도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어느 정도 서로의 앙금이 풀린 모습으로 헤어지게 됩니다.
제시는 차를 몰면서 울고 웃고 소리를 지르며 복잡한 감정을 표현합니다.
그리고 월터는 제시가 메스암페타민을 제조하던, 이전에 자신이 메스암페타민을 제조했던 장비들이 있는 곳에 누워 과다출혈로 사망하며 그렇게 미드 《브레이킹 배드》는 끝이 납니다.
이제 기억나셨나요? ^^
《브레이킹 배드 무비 : 엘 카미노》는 이 이후의 제시 핑크맨의 행적을 그리고 있습니다.
《브레이킹 배드》와 이어지다 보니 아는 얼굴들이 많이 나오는데요.
처음 등장했던 마이크부터 제시의 친구였던 스키니 피트, 배저, 폐차장 할아버지, 신분세탁 전문가, 제시의 부모님, 안반가운 토드 등의 인물을 그대로 보실 수 있습니다.
《브레이킹 배드》가 끝나고 6년이 흘러서 세월의 흔적이 조금씩 티가 나지만 크게 위화감이 들진 않습니다.
다만 토드가... 좀 많이 나이를 먹고 후덕해져서 드라마와는 많이 달라졌더군요. 😅
영화 전반에 걸쳐 제시는 잭 일당에게 잡혀 노예생활을 했던 장면을 회상합니다.
그래서 제시가 어떤 생활을 했고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 제시의 심리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성깔있던 제시가 왜 반항하지 않고 노예처럼 굽신거리는지는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에 나오는데요.
제시가 한번 탈출을 했다가 잡히자, 한때 제시와 사귀었던 안드레아와 그녀의 아들 브록이 사는 집으로 데려갑니다.
안드레아와 브록은 제시가 준 돈으로 그 동네를 떠나 좋은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었는데요, 제시의 이름으로 안드레아를 불러낸 다음 제시가 보는 앞에서 총으로 쏴 죽입니다. 그리고 말하죠.
"아직 아이가 남았어."
브록이 친아들은 아니지만 언제나 아이에게 약한 제시는 그렇게 순종적인 노예가 됩니다.
그럼 다시 영화로 돌아가 볼까요?
마이크와의 대화 장면에서 그대로 드라마 엔딩에서 차에서 소리 지르던 장면으로 바뀝니다.
드라마와 영화의 같은 장면을 비교해보니 영호가 훨씬 더 노예 몰골이네요 ㅠㅠ
제시는 그대로 스키니 피트의 집으로 가서 스키니 피트와 배저를 만납니다.
다른 건 몰라도 의리 하나는 탄탄한 이 둘의 도움으로 제시는 먹고 씻고 둘에게서 현금 8,200달러와 차를 받게 됩니다.
제시가 묻습니다.
"왜 나에게 이렇게까지 해주는 거야?"
스키니 피트가 답합니다.
"넌 내 영웅이잖아."
둘의 도움으로 무사히 동네를 탈출한 제시는 노예일 때 토드의 집에 갔던 일을 떠올립니다.
토드가 죽인 도우미 아줌마의 시체유기를 도와야 했죠.
이때 토드를 죽일 기회가 있었음에도 순순히 토드에게 총을 건네줄 정도로 제시의 멘탈은 약해져 있었습니다.
아 짠내...
아무튼, 그때 토드가 집에 돈을 숨겨둔 다는 것을 알았기에 토드의 집으로 향합니다.
토드의 돈으로 새신분을 얻고 새 출발을 할 계획이었습니다만, 막 돈을 찾았을 때 경찰 두 명이 들어옵니다.
한 명을 인질로 잡은 제시는 마음만 먹으면 도망칠 수 있었을 텐데, 약해진 멘탈로 인해 순순히 총을 내려놓습니다.
경찰인 줄 알고 잡혀준 이들은 사실 경찰로 위장하고 토드의 돈을 훔치러 온 놈들이었습니다.
총성이 울리면 다 같이 죽는지라 사이좋게 돈을 3등분해서 나눠 갖기로 합니다.
그리고 헤어질 때 제시는 이들을 기억해냅니다.
자신이 노예일 때, 너무나 비참했을 때 자신을 비웃으며 지켜보던 놈이었다는 것을...
이제 기억해냈냐고 비아냥 거리는 놈을 뒤로하고 제시는 묵묵히 돌아섭니다.
맛깔나게 "비이이잇취!!(BITCH)"를 내뱉던 예전의 제시가 오버랩되면서 고구마 천억개 먹은 기분이었어요...😫
그 길로 제시는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에서 나왔던 신분세탁 전문가가 운영하는 청소기 매장으로 찾아갑니다.
제시는 예전 드라마에서 약속을 안 지켜서 미안하다며, 현금을 가져왔다고 간절하게 새신분을 만들어줄 것을 요청하죠.
매장 아저씨는 지난번의(드라마에서) 돈도 못 받았으니 2배로 달라고 했고, 제시는 인정하며 있는 돈 없는 돈 다 꺼내보지만.... 앞에서 돈을 3등분 하는 바람에 1천8백 달러가 모자라서 퇴짜를 맞고 쫓겨납니다.
대략 3억 중에 200만원 모자란다고 쫒겨난 셈...
이제 제시는 1천8백 달러를 구하기 위해 아까 현금을 나눴던 놈들을 찾아갑니다.
먼저 부모님의 집에 들러서 오래된 22구경 총과 작은 리볼버를 챙겨 들고 용접공장으로 향합니다.
공장에선 여자들을 불러 파티를 하고 마약을 하고 다들 신이 나있었죠.
제시는 조용히 나타나서 1,800달러만 주면 다시는 안 찾아오겠다고 정중하게 부탁합니다만, 씨도 안 먹힙니다.
대신 서부 스타일로 총대결을 해서 승자가 돈을 다 갖자고 하죠.
누가 먼저 총에 손을 댈지 눈치를 보던 도중, 상대가 총을 잡으려 하자 제시가 먼저 총을 쏴버립니다.
허리에 꽂혀있던 총이 아닌 주머니에 있던 총으로요.
제시는 작은 리볼버를 손에 쥔 채 주머니에 넣어 놈을 겨냥하고 있었거든요.
제시가 아무리 찌질했더라도 어두운 세계 바닥을 구르며 《브레이킹 배드》 최고의 악당인 거스나 카르텔의 손에서도 살아남은 짬밥이 있잖아요? 😉
제시답게 자신에게 총을 겨눈 사람만 빼고는 모두 살려서 보내줍니다.
그리고 놈의 돈을 챙기고는 용접 공장을 폭발시켜버리죠. 드디어 묵힌 고구마가 내려가던 순간입니다. 꺼억
그리고 이어지는 회상 씬에서 반가운 장면이 나옵니다.
월터가 등장할 줄 몰랐는데 이 두 사람 씬을 보니 어찌나 반갑던지요 ㅠㅠ
시간상으로 대략 2년 전쯤, 캠핑카에서 메스암페타민을 잔뜩 만들고 팔기 전의 상황인 듯했습니다.
둘은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제시는 메스암페타민을 팔고 부자가 될 생각에 들떠있고, 월터는 다 팔기도 전에 자신이 죽어서 가족에게 돈을 전하지 못할까 봐 걱정하고 있었어요.
제시는 선생님 몫은 늦더라도 반드시 가족에게 보낼 거라고 월터를 안심시킵니다.
제시가 아무리 생양아치에 찌질하더라도 이런 착한 양심은 있어서 월터도 믿죠.
그리고 드라마에서는 단 한번도 하지 않던 주제의 대화를 합니다.
"제시, 이 일이 끝나면 대학을 가는 건 어떠냐? 대학에 간다면 뭘 공부하고 싶어?"
"스포츠 의학 정도?"
"경영학은 어때? 경영과 마케팅을 배우는 거지. 네가 교수보다 잘 알걸? 넌 타고났잖아."
"그렇죠."
그리고 이어지는 월터의 말.
넌 정말 운이 좋은 거 알아? 오래 살지도 않았는데 특별한 일을 하게 됐잖아."
저때 멈추고 새출발을 했어야했다는 제시의 후회와 모험없이 평범하게만 살았던 월터의 후회가 엿보이는 장면입니다.
그리고 현실에서 제시가 새 출발 하는 장면이 이어집니다.
눈 쌓인 도로를 달리는 트럭, 그 뒤엔 제시가 숨어 타고 있습니다.
청소기 매장에서 봤던 신분세탁 전문가 아저씨가 운전하는 트럭이 알래스카에 들어서서야 트럭은 멈추고 제시가 내립니다.
제시는 새로운 신분을 재차 확인한 다음, 알래스카의 헤인스라는 마을을 향해 차를 몰고 갑니다.
마음이 경쾌해 보이는 제시, 이제 마이크가 권했던 알래스카에서 새 출발을 하겠죠.
도중에 옛 연인이었던 제인과의 대화를 떠올립니다.
"우주가 이끄는 대로 간다는 네 철학, 근사한 것 같아."
"개똥철학이야. 난 평생 우주가 이끄는 대로 따랐는데 그런 결정은 직접 하는 게 좋아"
제인처럼 흘러가는 대로 살았던 제시가 앞으로는 선택하며 지금껏과는 다르게 살겠음을 암시하는 장면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브레이킹 배드》 팬들을 위한 팬서비스 영화, 《브레이킹 배드 무비 : 엘 카미노》는 끝이 납니다.
이제는 정말 브레이킹 배드를 보내줘야겠네요. 제시 잘살아라...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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